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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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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감기


BY 동해바다 2003-06-21

 

서울의 대학로는 그야말로 젊음과 정열 그리고 낭만이 샘솟는 곳이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점점 마음은 조급해지고 조금이라도 더 젊어보이게
하려는 요즘의 중년들..

오늘 신문의 칼럼에서 중년남성의 고뇌를 읽었다.
사오정(사십오세 정년)..
오륙도(오십육세까지 있으면 도적)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이니 우리 중년
남편들의 설 자리가 어디란 말인가..
중년의 시름을 옛추억과 낭만이 서린 대학로에서 푸는 사람들도 많다고 들었다.

술한잔과 함께...
거리를 배회하며...
벤취에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며...
각종 공연을 보면서...

연지동..이화동..혜화동..삼선동..돈암동...

중학교 3년...여고 3년의 학창시절을 그곳에서 보내면서..
플라타너츠 나무에서 떨어지는 송충이들과 무던히도 싸우던 옛시절..
하얀 칼라가 빳빳한 교복을 입고 깔깔거리며 친구들과 거닐었던 나의 십대..
가끔씩 찾아가 보는 혜화동 대학로에 너무 많은 변화가 있지만..
그래도 끄집어 낼수 있는 추억이 있어 좋고...
지금은 지금대로 젊음이 있고, 정열이 있어 나는 좋다...

만약 내가 서울에 거주했더라면 시도때도 없이 갔을 대학로....

사십오세의 중년 아지매가 되어 만나고픈 동창들은 다들 살기에 급급하고
나는 나를 찾기 위해 분주히 지금 이곳 소도시에서 그곳을 그리워 하며
살고 있다.

어느 도시든 대학이 있는 곳이라면 대학로는 있기 마련이다.
내 가게터가 있는 이곳 중앙로 거리를 대학로로 만들기 위한 축제가 며칠전
자그마하게 열렸다.
준비가 소홀한 탓에 동네잔치밖에 되지 않았지만...
상인들의 의기투합과 더불어 잠시 웃으며 지낼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짜장면 먹기대회, 맥주마시기대회, 노래자랑 등등..

예전 사람들이 통행하던 주 거리가 뒷골목이 되어 썰렁했던 것이
이틀동안이었지만 그런대로 북적거렸던 이틀..
갑작스레 열린 행사이라 소규모일수밖에 없었던 축제였다.

경기침체로 인한 상인들의 사기를 충천시키는 방법이라 했지만...
사기와 더불어 언제쯤 경기가 되살아 날지 걱정이다.
이 거리를 자연스레 대학로라 불리울 날이 기다려진다.
그때 쯤이면 이곳 또한 젊음과 정열이 듬뿍 베인 곳이 될테니 말이다.

날씨탓인지 모두가 들떠 있는 듯 하고..
대기의 뜨거운 열기가 도무지 식을줄 모르고 있는 토요일 오후..
무료함에 앉아 되감기 해 본 옛동네 대학로..
그립다...
나의 6년이 담긴 곳....서울의 대학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