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7년, 전업주부 5년...
그동안 적은 돈일지언정 남편의 월급에 의존해 어린 딸들을 위해 육아와 가사에만 힘써온 시간들. 하지만 이젠 나도 취업을 해야만 한다.
남편이 회사를 그만둔지도 반년이 되었고 지금은 재취업을 위해 학원에 다니고 있다. 그래서 퇴직금도 대출금도 동이나고 불쑥(?) 커버린 큰 아이가 유치원에 보내달라고 조를때 마다 안쓰러워 두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조금이라도 돈을 벌겠다는 마음에 여기저기 자리를 알아보다 겨우 한군데 취직이 되어 새해부터 출근하기로 하였다.
월급은 예전에 직장생활할 때보다도 훨씬 적은 액수여서 아이들 보육비와 차비를 빼고나면 남는게 없는 박봉이지만 친구들이 있는 어린이집에 간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큰 아이의 천진난만한 미소를 들여다 보며 과연 내가 이제까지 한번도 해보지 못한 그런 일을 잘 견뎌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취업이 되고도 새로운 일상에 대한 두려움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밥도 잘 못먹는 소심한 나의 성격에 실없는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난 두 아이의 엄마다. 그리고 잠들어 있는 아이들을 어루만질 때마다 내가 아이들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뼈속 깊이 느끼며 소심한 엄마보다는 용기있는 엄마여야만 한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어보고 다짐도 해본다.
아이들을 위하여 그리고 사랑하는 내 아이들의 엄마인 나 자신을 위해서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