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들만 둘 있는(영 재주가 없는) 아줌마입니다.
큰 아들은 9살-생일이 빨라서 3학년-이고 둘째 아들은 5살-한 덩치 해서 6살 같다- 입니다.
둘째가 어릴 땐 잘 몰랐는데, 커 갈수록 큰 놈보다 작은 놈 크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걸 깨달았습니다. 큰 놈은 눈물도 많고 겁도
많고, 아뭏든 절(?) 닮아서 무척 여립니다. 근데 둘째는 아닙디다. 욕심도 많고 고집도 세고 웬 만큼해선 울지도 않습니다.
'큰일이네. 좀 있으면 형아를 우습게 보고 맘 먹는거 아냐?'
해서... 저는 둘째가 말을 하기 시작했을 때 '형아' 대신에
'형님'이라고 가르쳤습니다. "형님이라고 불러. 형님이야."
그후로 둘째는 큰 놈보고 "형님,형님"하며, 쫓아 다닙디다.
근데, 좀 우스운게 얼마전 한창 '조폭 씨리즈'가 유행이었을때
였습니다. 말끝마다 '형님,형님' 하니까 둘째가 "어, 우리 형님도 형님인데..." 또 한가지... 잘 놀다가도 서로 때리고 싸울
땐 "형님! 때리지마! 엄마, 형님이 내 꺼 안줘" 등등...
언젠간 둘째 자신이 깨달을 때가 오겠지요. '왜, 우리 형님은
형아가 아니고 형님일까?'
그래도 전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호칭이라도 그렇게 하면
이담에 커서도 우애좋은 형제지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큰 놈이 '형님'노릇을 제 맘에 쏘옥 들게
하지 못하고 있다는거 빼고는...
지금도 둘이 앉아 "형님, 이것 좀 봐. 나 잘 만들었지?"
"아냐. 형님(큰 놈도 꼭 자기보고 형님이라고 합디다)이 더 잘
만들었어"
부디 사이좋은 형제가 되기를 바라며 이만 쓸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