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아프면 어린애가 되거나, 누군가에게 의지를 하고 싶어하죠 물론 저도 예외는 아닙니다. 결혼을 했으니 친정부모보다 남편을 의지하고싶고, 또한 사랑하는 사람이니 당연한 것 같은데, 산다는건 그리 싶지 않네요. 감기에 걸린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는데 차도가 보였다가 다시 아프고 하니까 아픈건 전데도 그이에게 미안하고, 아이에게 미안하고 그러네요.
오늘은 너무 아퍼서 눈물이 나오는데 머리속에는 우리아이 저녁 걱정 뿐인거 있죠. 내 육체가 힘드는데 뇌속에서는 그저 식구걱정이라니. 이런게 주부인가요? 긴 병에 효자없다고 하긴했지만 겨우 일주일인데 그이는 벌써 지쳤는지 1시간마다 울리던 전화벨이 조용하고, 설겆이 해주던것도 어제로 그쳤네요. 목이 아파서 소리내어 울 수도 없고, 콧물에 머리까지 띵하니 죽을 맛이네요.
그이가 아프면 저는 모든 것 동원해서 간호하고 영양보충도 시켜주는데, 그이는 그런것도 모르나봐요. 그저 우리아이가 '엄마 많이 아파' 하며 혼자노는 모습에 그저 고맙고 듬직합니다. 이제 4살밖에 먹지않은 아이소견으로 기특하고 대견합니다. 우석아 고맙다. 그런데 그런 아이가 엄마가 누워서 못일어나니까 혼자서 물만먹고 쓰러져 자네요. 너무 속상해서 그리고 너무 미안해서, 이런 글을 쓰네요. 자는 아이 놔두고 혼자서 밥먹는 못된 엄마를 용서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