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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524

공짜 좋아하는여자


BY 나의복숭 2000-10-11

난 공짜를 무지 좋아한다.
세상에 공짜 싫어하는 사람이 있겠나만 그래도
조금 조신하고 우아한 여자는 공짜 같은거 안좋아해야
매력적으로 보이는데......
난 뭐 생긴거부터 공짜 무지 좋아하게 생겼고
실제로도 공짜람 양잿물이라도 굵은걸
골라먹을 정도로 사족을 못쓴다.
그래서 동네 슈퍼나 육소간 개업을 하면 괜히 필요도
없으면서 꼴란 프라스틱 다라이 하나 받을려고 말그대로
악을 바락바락 쓴다. 하하.

울 남편은 그런 나를 참 못마땅해 하지만
난 이왕 사는김에 공짠데 뭐 하면서...
안그런다 해놓고는 반복에 반복을 거듭한다.
그렇게 해서 얻은 다라이나 그릇은 시골갈때 가지고
가서는 울 친정 앞집. 뒷집 나눠주면 아직은 시골 사람
순박해서 무지 좋아하고 완전 내 인기 상종가다.

어느땐가
백화점엘 갔는데 물품을 9만원어치 사고 나올려는데
10만원을 사면 사은품을 준다길레 울 남편 세워놓고
다시 들어가서 또 필요도 없는걸 2만원어치 사갖고 나왔다.
근데 그 사은권을 가지고 바꾸러 갔드니 이리저리
짬뽕이라고 안된다나.
울남편한테 직사리하게 쿠사리만 당하고
그것까지는 좋았는데 옴마야---북세통에 어깨에 걸친
실크 스카프를 잃어먹었는데...에구 어쩌나.
울남편한테 말도 못하고 사방 고개를 돌려봐도 없고 흑흑...
다시는 공짜 안좋아해야지 맹세에 멩세를 거듭했는데
지버릇 어디가남?

동네에 았는 통닭집에서 1마리 시켜먹을때마다 티켓을
1장씩 줘서 10장 모아오면 공짜로 1마리 준다나...
통닭 좋아하는 내가 그걸 보니 눈이 확 뛰였다.
그래서 심심하면 울 남편한테 닭은 코레스테롤이 없다느니
우짜느니 되도 안한 설명 하면서 통닭시켜묵자고 했는데....
10장은 금방 모을거 같드니 막상 모아보니 잘 안 모였다.
또 사흘이 멀다하고 통닭을 시켜 먹었드니 울남편
"또 통닭이냐? 질리지도 않냐?"
하면서 먹지를 안할라고 했다.
티켓 소리는 못하고 걍 애구 맛있어라. 난 통닭이 젤
좋드라 우짜고 하면서 억지로 먹였는데 울 아들 휴가와서
두마리 시키고 드뎌 10장을 모았다.

얏호---룰라라라라...
바꾸러 가야지--바꾸러 가야지 하다가
울 남편 출장가고 어쩌고 하다보니 또 며칠이 지나고
모처럼 어제 일요일이라 울 남편한테
"내 통닭 시켜줄께" 했드니
"아이구 말어라. 말어. 닭똥 냄새 난다. 안묵어"
손을 훼훼 내 젓는다.
그때사 내가 티켓 10장을 쨘--하면서 보여줬다.
공짜라고..히히.
울 남편 기가차서 날 멀그니 쳐다보는 폼이...에구 상상만 하시 라.
"내 갔다 올께" 소리도 요란하게 내면서 나갔지롱.
뒷통수가 땡기드만...

근데 근데 옴마야. 이기 뭔일이람.
아무리 찾아도 그놈의 통닭가게가 없고 대신 분식가게가
터억 버티고 있는기 아닌가....
아이고
거짓말 쪼매 보태서 눈물이 팍 쏟아질라고 했다.
분식가게에 대고 "통닭집 이사갔어요?" 했드니
이사가고 그저께 분식집 개업했단다.
맨날 이길로 안오고 다른길로 왔드니 내가 못봤는
모양이다.
우이시...재수없는 과부는 엎어져도 자갈밭에
엎어진다드니 내가 이기 뭔꼴이람.
터들 터들 집에 왔드니 울남편 힐끗 보면서
왜 강 오는 눈치다.
나갈때 완전 개선장군처럼 나갔으니까...
"오늘 노는 날이드라"
설명할려니 내꼴이 우습고 치사스러버서 그 한마디만
하고 걍 방으로 직행.
내가 인제 공짜 좋아하면 내 손에 장을 찌지지.
티켓을 확 잡아 찢어서 쓰레기통에 넣고 있는데
울 남편 들어와서 또 힐끗 본다.
"대충 감 잡피네. 자알 한다"
그리고는 약오르게 막 웃는다.
"웃지마소. 신경질나 죽겠구만"
"지발 그런짓 좀 하지마. 이도희 스타일 다 구긴다"
에구 에구 그기에 스타일을 왜 들먹거려.
나는 이런기 내 재미인데...하하
난 요렇게 사는 보통 여자다.
우아하고 매력적인 여자와는 한참 거리가 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