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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호스 아줌마의 신문읽기 91 - 2001 '웨딩풍경' 따라가기


BY 닭호스 2001-09-04



25∼29만쌍…가을 결혼시장 '한여름 열기'
윤달 피해 9-10월 몰려…혼수는 간소히, 예식은 성대히
올 가을, 결혼 시장이 난리 났다. 9~10월에만 총 25~29만 쌍이 결혼할 것으로 결혼 관련 업체들은 전망하고 있다. 작년에 비해 최고 1.5배쯤 증가한 숫자다.

윤달이 낀 봄철 결혼 시즌을 피해, 또 불경기 때문에 결혼식을 미뤘던 커플들이 일제히 결혼에 나서고 있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도 오히려 결혼 특수에 불을 지폈다. “불경기 때문에 지난해 부터 결혼을 연기했던 커플들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올 가을 결혼을 서두른다”고 LG패션 관계자는 말했다. 이 회사는 올 가을 신랑 예복을 지난해 보다 8% 늘어난 2만7000벌 준비했다.

전세 대란도 결혼 붐에 한 몫 한다. 예비 신혼 부부들이 가을 이사철에 나오는 전세 물량을 잡기 위해 집 계약 날짜에 식을 맞추는 추세다. 주요 예식장의 황금 시간대는 이미 3~6개월 전에 예약이 끝났고 백화점 등 유통업체에서는 일제히 결혼 상품전이 한창이다. 과다 혼수, 호화 예식에 대한 걱정으로 ‘건전 결혼’ ‘간소한 결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지만, 실제 결혼 시장은 점점 커진다. 연간 13조라는 추정이 나올 정도로 거대한 소비판인 한국 결혼 문화의 유행도 휙휙 지나간다. 철저한 ‘주고받기’가 지배하는 결혼 시장을 들여다본다.

◆혼수는 간소하게, 예식은 성대하게

“요즘 신랑 신부들은 ‘전시효과’에 집착합니다. 혼수보다 예식을 강조하지요.” 결혼 정보업체 ‘듀오’ 이상호 팀장의 말. 피로연 식대가 1인당 3~5만원대(세금 별도)인 신라, 조선, 하얏트 호텔과 63빌딩 등 특1급 식장을 원하는 날짜, 원하는 시간에 잡으려면 3~6개월 전쯤 서둘러야 한다.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강남의 고급 드레스 비용은 200만원 선이었다. 요즘은 250~400만원이다. 웨딩 드레스ㆍ신부 화장ㆍ 예식을 일본, 타이완 등지에서 배우러 올 정도다.” (결혼전문지 ‘마이웨딩’ 이경희 팀장)

신부화장, 드레스도 브랜드를 따진다. 유명 미용실 신부화장가격은 70만~130만원대. “10월 말 예식인데 드레스는 엔조루이노, 박소영 샵, 메이크업은 이향 아니면 이희 원장님으로부터 받고 싶습니다.” 현대 쇼핑몰(e-hyundai.com) 웨딩 게시판에 오른 사연. 답변이 바로 뜬다. “모두 최고급만 원하시네요. 일반 게시판 이용하면 가격이 노출되니 따로 메일을 보내겠습니다.” ‘정상가 575만원을 425만원에 세일한다’는 상품 내역을 보자. 리무진 서비스, 메이크업, 결혼식 사진, 야외촬영, 신랑신부 메이크업 2회, 드레스 3벌, 턱시도 2벌…. 하나같이 그날 하고 말 것들이다.

◆예단의 현금화

예단은 과거에 비해 간편해 졌다. 액수가 작아진 것이 아니라, 현물 보다 현금으로 건네는 추세라서다. 웨딩 컨설턴트들은 요즘 ‘보통 중산층’ 예단 비용을 500~1000만원으로 잡는다. 이때 ‘예단의 공식’이 있다. 예단 비용을 보내면 함을 보낼 때 남자 집에서 여자 집으로 일정 부분 돌려 주는 것이 ‘예의’라고 한다. 이때 ‘30%가 오느냐’ ‘50%가 오느냐’를 놓고 신경전이 팽팽하다. 유학생 김모(27)씨는 “여동생 결혼을 앞두고 부모님이 예단으로 남자 집에 500만원을 보냈는데 예상했던 250만 아닌 150만원을 돌려 받아 온 집안이 난리였다”고 말했다.

결혼 준비 회원만 8000명에 달한다는 ‘다음 카페 웨딩클럽’에 오른 사연도 요즘 세태를 반영한다. “결혼 두 달 앞두고 예단 보냈다. 원래 현금 500만원, 김치 냉장고 등이었는데, 시부모님이 전세 구하기 어렵다며 집 사준다고 해서 예단을 현금1000만원, 반상기, 수저셋트, 김치 냉장고 키웠다.”

◆야무진 세대

계산 빠르고 취향이 다양한 신세대는 주고 받기에 거부감이 없다. 차라리 ‘원하는 것을 골라받자’는 자세다. 특히 가전제품의 경우 ‘한번 사서 10년 쓴다’는 생각은 없어진 지 오래다. 요즘 새롭게 뜨는 것은 DVD, PDA, 홈 시어터 등 ‘디지털 혼수’. 한 결혼 정보업체 관계자는 “최근에는 남자측이 혼수로 라식 수술, 고급 애완견 등을 요구하기도 한다”며 “종신보험도 혼수 상품으로 인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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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티부이에 웨딩플래너의 일과 사랑을 다룬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된 것을 보면서.. 나는 시종 기분이 찜찜했다..

내 결혼식이.. 너무도 초라해 보여서였다...

나는 결혼을 할 때...
신랑 신부라는 호칭에.. "님"자를 붙여서...
어색하기 그지없게 들리는.. 신부님이라는 호칭이 너무도 마음에 안 들어서.. 어서 빨리 이 모든 예식들이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었다..

하지만..나름대로 발품을 팔아..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골랐고..
여러가지로 신경을 썼다..

하지만... 막상 결혼을 하고나니..
눈에 띄는게 웨딩 드레스요...
차이고 밟히는 것이 결혼 사진들이다..

야외 촬영은 이래서 싫다..
턱시도는 저래서 싫다..
해외로 가는 신혼여행은 또 어때서 싫다..
이런 저런 핑계로 초라하게 올려진 나의 결혼식을 생각하며 괜히 우울한 마음이 들었었다..

그런데...
요즘 커플들은 혼수는 간소하게 하고.. 예식은 성대하게 한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전...나는 딸아이의 돌을 맞았다..
그리고...
이곳..청송 초라하고 후미진 관사에서 나는 시부모님 두 분을 모시고간소하게 돌상을 차려냈다...

요리 몇가지와 미역국... 그리고 돌 떡 몇 가지가 전부인 초라한 상이었다...

하지만.. 차로 왕복 세시간이 넘어 걸리는 포항으로 가 장을 봐오고...
전날밤부터 식혜를 만들고.. 갈비찜을 하고.. 부침개거리도 준비하느라 부산을 떨었다.. 여름의 절정이라 날씨는 더웠고.. 아이는 내 다리를 붙잡고 엉엉 울었다.. 철없고.. 솜씨없는 남편은 애하나 봐주지 못하고 줄창 컴퓨터에만 신경을 쏟고 있었다...

시부모님이 오시고..
자는 아이를 깨워 돌잡이를 하게 하고..
집에 있는 카메라로 사진을 몇 장 찍고..
식구들이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저녁에는 관사 식구들을 불러 남은 음식을 대접하였다..

그렇게.. 돌잔치라는게 끝나고...
두어달이 흘렀다..

며칠전... 나는 육아 사이트엘 들어갔는데...그 육아 사이트에서 돌잔치 후기를 올려놓은 엄마들의 글을 보고 깜짝 놀랐다..

부페식당에 손님을 100명 남짓 초대했으며..
헬륨 풍선 장식가를 불러서 풍선 장식을 하고..
꽃장식을 하고..
사진촬영은 전문가에게 출장촬영을 맡겼으며..
돌잔치 중간에 엄마와 아기는 옷을 두세번씩 갈아입고..
돌잡이를 할 때는, 모인 손님들에게 아이가 뭘 잡을 것인지를 선택하게 해서.. 맞춘 손님 두 분에게 백화점 상품권을 선물로 드렸으며..
돌잔치를 마칠 때는 참석하신 손님들 모두에게 아이의 사진이 박힌 라벨이 붙은 쿠키상자를 선물로 드렸다고 했다...

그런데.. 더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모든 것들이.. 몇몇 엄마들의 열성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돌잔치에 관련된 이벤트 사업들이 성황을 이루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알수 있다...

갑자기 멍해지고...
가슴 깊은 곳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우울함이 끈저거리며 묻어나왔다..

결혼한 친구들이.. 야외촬영 사진첩을 내어놓았을 때.. 그리고 집들이에 온 손님들이.. 이 집에는 그 흔한 대형 결혼 사진이 침대머리맡에 안 걸려있다며.. 웃을 때.. 그리고.. 주위에서.. 몰디브니.. 유럽으로 보름에서 한달씩 신혼여행을 하고 돌아왔을 때.. 느꼈던.. 그 감정보다는 훨씬 강도가 높은 아주 불편한 느낌이었다...

딸아이가..백일때에도..
나는 부모님을 모시고 집에서 상을 차려내었으며..그 흔한 백일사진 한장 찍지 않았었다... 스튜디오 냄새가 뭍어나는 그 가식적임이 싫다는 핑계를 대어서였다..

하지만... 날씨가 선선해지면...
대구 근사한 스튜디오에 가서 사진이라도 몇장 박아와야겠다..


살아가는동안에는 당시에는 싫어보여도..
해놓고 나면...훗날 이야깃거리.. 추억거리가 되는 일들이 있다..

대세를 따라야한다...
많은 사람들이 가는 길에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기 마련이므로...
나만.. 도드라지는 것이 결코 옳은 일은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