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희씨때문에 어머니를 더 미워했어.
중간역할을 좀 센스있게 잘 했더라면 나와 어머니 가슴에 이런 응어리는 없었을꺼 아냐"
난 울었다.
어머니 뼈 가루를 뿌리고 처음으로 온 양수리 강가.
하얀 상복을 입고 상주 자리에 서서 묵묵히 내 할일만 열심히 하다가 새벽녘 쉬러 손님들 자리에 갔다가 시사촌 동서 둘이 일손을 놓고 있는 틈을 타 소주를 마시고 울분을 마시고 서러움을 들이켰다.
한달간의 어머니 간병과 마지막에 어머니께서 보여주신 욕설들..
난 어머니 말대로 이혼을 결심하고 있었다.
"그래요 어머니, 이혼할께요. 이혼하면 될거 아니에요.
그렇게 며느리가 싫었으면 정신 말짱할때 그 말 하셨어야지.
내 우리 은비를 위해서라도 이혼한다. 이혼....
세상 모든 딸들을 위해서라도 이 드러운 결혼제도 바꾸고 만다.내가... 어떻게 시어머니한테 그럴수 있냐구요. 왜 못해요.
며느린 사람 아니고 부처랍니까. 어머닌 그럼 어떻게 며느리한테 그럴 수 있어요. 어쨌건 어머니 돌봐줄 사람 며느리 아니에요. 회사가는 어머니 아들이 돌볼거에요. 시아버지가 돌볼거에요. 어떻게 저한테 그런 욕설들을 악담을 하고...."
이상은 우리 시 동서가 전해준 말이다.
술에 취해서 남편 친구한테 부축받으며 난리를 치고,
시 형님은 이모들한테 형님이 되가지고 상당한 아래동서 관리 저따위로 했다고 야단맞고.
아픈사람이 한말이라고 위안을 삼고 내색은 안했어도 난 많이 놀라고 억울했었나보다.
도로를 따라 길게 펼쳐진 그 강물에 어머니 살아생전 나 먹으라고 까만 바나나가 든 봉지를 현관문에 매달아 놓고 가신 거며, 백화점 쇼핑한거며, 또 더운 여름날 울남편 찌찌 만지시며 나 열받게 한거며......
죽은사람 미워하면 뭐하나.
이미 이 세상분이 아니신데....
그강만큼 눈물을 흘려야 멈출듯 난 한없는 연민에 젖어 은비를 꼬옥 껴안고 울었다.
'어머니! 죽어도 어머니를 위해선 울지 않을줄 알았는데 제가 우네요. 잘못했어요. 어머니.
왜 저는 어머니를 '여자'로 보지 않고 시어머니로만 봤을까요.
'여자'로 대했다면 좀 더 많은 이해와 배려를 했을텐데...
살아생전 섬기기를 다해라, 돌아가시고 후회하지 말고.....
전 후회를 하네요.'
어머니의 불효자식 수진 드림.
_________파라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