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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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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기념일


BY prizia 2003-05-06


16년전의 5월5일
스물일곱의 청춘남녀였던
애들아빠와 내가
8년 연애의 종지부를 찍었었다.

다사다난 했던 16년의 세월을 보내고
나는 남편의 흰머리 염색해주고
남편은 나를 안마 해줘가며
사람 인(人)자 만들어 가고 있다.

16년전에 5월5일 어린이날로
결혼날짜를 잡을때의 내생각은
죽을때까지 결혼기념일은 잊을일 없을테고
공휴일이니까 온식구가 같이 기념할수 있겠다싶은,
내나름대로 꾀를 내어 선택한 날짜였다.

그렇지만 16년동안
결혼 기념일 답게
영화 좋아하는, 소설 좋아하는,이 내가 원하는
영화의 한장면 내지는 소설속의 한장면 비스꾸므리 하게라도
결혼기념일을 치러본적이 없었던거 같다.
그 이유는..
영화광을 자처하는 남편도
그 장면 만큼은 한눈을 파는데다
소설이란 장르는 콧방귀 뀌는 인물님이시라..

그야말로 금성녀와 화성남이 만나서
서로 다른 이상때문에
숱하게 부?H치고 살아온 16년 세월..
이젠 서로 많이 포기도 하고
삶의 중심이 아이들이 되면서
원망보다는 이해의 폭을 늘려가며
부?H치는것도 귀챦아서 늘어가는건 눈치!

집에서까지 일할수밖에 없었던
아빠의 사정을 이해하고
큰딸은 친구와 외출하고
둘째는 나하고 손붙잡고 돌아다니며
우동도 사먹고 프리쿠라(스티커사진)도 찍으며 엄마 가방사는것도 봐주고
저녁으로 먹을 맛난거 잔뜩 사가지고 돌아왔다.

하루종일 허리 비틀며 컴앞에서 일하면서도
마누라와 애들보구 미안해하는 남편의
손톱을 깎아주며
남편의 손을 보니 얼굴보다 손이 더 먼저 늙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