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모처럼 만난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가
"너희는 금슬이 좋은 편이지?"
"음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지 .."
하고 말했다
"그 비결이나 이유라면 ?.."
@#$%$#@
"음 가장 큰 이유를 들자면
남편과의 간격이 있어서가 아닐까 ..
늘 남편은 늦게 오고 친구와 일과 술로 내가 그를 만날 시간은
조금 아주 조금 밖에 갖질 못해서 ..
남편과 온종일 같이 있으면 뭔지 모르게 갑갑해 ..
싫다는 것과 달리 .."
"응 그래 그렇다면 우리 신랑도 만만치는 않은데 .."
"너희는 너무 떨어져 있는거구 .."
여기서 직장에 다니는 남편의 귀가 시간이 일정하게 되는 사람들이
가장 진저리를 쳐댄다 .
"너 그게 얼마나 지겨운지 아니 .."
"응 학교 선생님 그렇다더라 ."
"4시정도면 퇴근을 해서 .."
"
진짜 싫다 ..<<"
참으로 이상하다
자기는 흉덩어리이면서
다른 사람의 흉은 너무도 빨리 보인다는 것이다 ..
그래서 휴일 같이 붙어 있다보면
상대편의 마음에 안드는 부분으로 속을 태우는
이상한 아이러니가 ..벌어진다는 것이다
자기도 과자를 흘리면서
상대편이 과자를 흘릴 때는 못견딘다는 것이다
푸훗 그렇게 죽고 못살게 떨어지기 싫어서 결혼을 한 사람들이
이제는 같이 있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
촛점을 맞추고 살고 있으니 ...
언젠가 개성이 독특한 나의 친구가 나에게 메모로 전해준
그 이상한 쪽지의 내용이 나를 강하게 때린다 ..
'그래 그럴지도 몰라 ..'
[.....중략
조금만 다가오는 기색만 보여두 소름이 끼친다
너라는 애가 아직까지 유지 되어 온 것은
언제나 너는 나르 떠났거나 ..
떠나려 했기 때문에 정착 하지 않았기 때문에 ,,
내가 너에게 용납되지 않으리란 걸 알았기 때문에
그것은 공간이었고 산소량이 풍부한 숲이었고 자유로운 바다 였기에
(구속이 아니었기에)숨을 쉴수 있었기 때문이다 ]
두사람 사이에서
끝도 없는 보살핌
세심한 배려
한없는 사랑
그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어쩜 간격
그 간격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산소량이 풍부한 그 외로운 바다에서 끝도 없이
갈구하고 기다리다 만나고 싶은 이율배반적인 감성을
숨기고 있었는지도
그래 나는 지금도 그를 사랑하고 있다
그가 늘 나를 혼자 내버려두기때문에 ..흐 흐 흐
이 간격에 대한 논리는
비단 남편뿐이 아니라
자식이나 친구에게도 적용된다고 생각이 든다
자식에세 이 참견 저 참견 해보지만 다 의미가 없다
그럴수록 가까이 다가오기 보다는 멀리 달아나고
숨기기에 급급해질지도 모른다
결국은 잔소리를 해대는 부모보다는 반쯤 무관심하고
넓게 울타리를 쳐주는 부모를 좋아하는 것 같다
오늘 부터 간격을 유지하는 현명한 노릇을 연구해보아야겠다
카릴 지브란은 이렇게 노래한다 ..
함께 있되 거리를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희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놓아 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 주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속에 묶어 두지는 말라.
오직 큰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그러나 이정하의 간격은 너무도 사랑스럽다 ..
[별과 별 사이는
얼마나 먼 것이랴.
그대와 나 사이.
붙잡을 수 없는 그 거리는
또 얼마나 아득한 것이랴.
바라볼 수는 있지만
가까이 할 수는 없다.
그 간격 속에
빠져죽고 싶다.
(이 정하) ]
어쨌거나
좀 더 가까이 있으려면
좀 더 멀리 떨어질 줄 알아야 하는 이율배반적 논리가
가슴을 밀고 들어오는 건
내가 아주 이기주의자가 되어버리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일지만
좌우간 누구와든 간격을 가지고 오래 오래 사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