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난 오히려 차분히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나의 삶을 깊이 생각해 본다.
때때로 두렵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지만...
남편이 현재로선 돌아올 거 같지 않지만 돌아온다면 살아야겠지...
하지만 돌아온다고해도 뭐가 그리 달라질까?
오히려 지금의 상황이 악몽처럼 되살아나 더 힘든 나날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
남편은 젊지만 굉장히 보수적이고 우월하며 가장으로서의 절대적인 권한과 대우를 요구하는 사람인데...
난 또 못 참고 어느 순간 불끈 화를 내리라.
지금 내 마음은 나도 그 사람과 살 자신이 점점 없어진다는 것이다.
배신감이 너무 크고 또 믿음이 사라졌으니...
그렇다면 나 혼자 애들 데리고 살아야 하는데...
과연 잘 살 수 있을까?
내 나이 지금 30대 중반.
젊다면 젊은 나이지만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들이 막막하다.
적어도 그 사람의 그늘이 크기에 더더욱이 그렇다.
지금은 이렇게 떨어져 사는게 최선의 선택이지만 언젠가는 결정해야 할 때가 오리라.
강헤님의 '선택'을 읽으니 나도 남일 같지 않은 생각에 나도 모르게 내 이야기를 술술 풀게 된다.
나도 이혼을 선택하지 않으리라. 적어도 서류상의 이혼은.
그건 아이들을 위해서도 그렇고 나 자신을 위해서도 그렇다.
사는 것이 사실상 이혼한 거와 다름없다 할지라도 서류상의 이혼은 하지 않으리라.
지금 난 적어도 생활고를 겪지 않는 것만도 감사해야함을 알고 있다.
남편은 그런 면에서는 매우 고마운 사람인지도 모르지만...
온전히 어린 아이들 키우는 데에만 전념하고 올해는 살아야 할 거 같다.
아니 그렇게 살기로 맘을 정했다.
그러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커 어린이집이라도 맡길 수 있게 되면 난 직장에 나가리라.
지금 집안에만 있는 것이 어떤 때는 매우 답답하고 또 힘들지만 그래도 이렇게 살 수 있는 것에 감사한다.
님들 정말 죄송해요.
하지만 너무 답답해요.
왜? 왜? 결혼 생활 20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이혼'이라는 단어 앞에서 무력해져야 하는지...
그런 상황이 되는 건지...
한국의 남자들이 너무 싫습니다.
사는 동안 잘 해 주지도 못하면서...
인생 얼마나 산다고 이렇게 서로에게 힘든 시간을 만드는 건지...
그러면서 우리 여자들은 애들 때문에 내가 참고 살아야지...내가 또 뭐 잘못 했을까? 그래 그 사람에겐 내가 져 줘야지...
휴~
정말 당장이라도 이혼하고 보란듯이 애들 잘 키워내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그건 꿈같은 일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러기엔 현실은 제게 너무 많은 희생과 눈물을 요구한다는 것을...
적어도 저도 서류상의 이혼만은 미루며 지금은 애들 열심히 키우는 것에만 전념합니다.
그래도 가끔 눈물이 폭포처럼 쏟아집니다.
지금 힘든 다른 님들처럼...
안 마시는 술도 혼자서 홀짝이기도 하고...
정말 언니같은 님들의 사연들을 접하면서 어쩌면 내 문제는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부끄럽기도 하지만...
또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같은 윗분들의 삶에 비하면 정말 더더욱이 대수롭지 않은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하여튼 저에겐 힘든 문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