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가 다가기 전에
꼭 확인하고 싶은 친구의 얼굴이 있었다..
사랑을 먹고사는 친구의 얼굴..
작년 이맘때쯤.. 주변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랑이란걸 택하고 숨어사는 친구의 얼굴..
이조시대 여성처럼 다소곳한..
정말 여성스럼을 한껏 갖춘 그런 벗이었는데..
결혼 한달만에 이혼을 하고..
10여년을 그늘진 얼굴로 혼자 살아왔었다..
간호사여서 늘 바삐 살아오긴 했어도
외로움에 지쳐있는 늘 굶주린 모습.. 가슴이 미어졌었는데..
꼭 일년전에.. 과감히 택한 사랑..그건 곧 행복이었다..
어젠 그 분하고 같이 우리집엘 왔다..
역시 사람은 사랑을 먹고 살아야 된다는걸 절감할 수 있었다..
제아무리 값비싼 화장품이어도
만면에 부드러운 미소와 넉넉한 윤기는 만들 수 없는거..
넘 좋아보였다..
닫혀있어던 정신세계까지도 환하게 열려 있음을 보았다...
그분은 우리 중학시절 수학선생님..
그 당시 초임발령이어서 쌩쌩한 분위기로 우릴 챙겨주셨더랬는데..
울 오빠 담임을 맡으시면서 우리집이랑은 아주 가까워졌었다..
몇십년이 지난 지금껏도 잘 사냐고 전화도 주시곤 하던 선생님..
작년 이맘때쯤 느닷없는 전화..
꼭 부탁할게 있으니 밖에서 좀 만나자는걸 집으로 모셨다..
헌데..그 부탁이라는게..
정말 난처했다..
나랑 친한 친구여서 부탁해본다고..
소문에 듣자니 K가 이혼해서 혼자산다했고 너희집엘 자주 들린다고 하니..
어떻게 연결좀 해줄 수 없냐고..
이제서야..
에구~ 사랑감정만 있음 됐지 나이가 뭐이 그리 중요하랴..??하는
제법이나 인간적인(?) 생각이 들지만..
사실 그 순간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헌데.. 선생님은 울 학교가 초임지였고..
군대도 면제됐었고 해서 알고보니 생각처럼 논네(?)는 아니었다..
스승님이라는 거리감땜에 당연히 늙으셨다는 느낌이었지...
작년 그 당시 53세 였으니까..
내가 호칭을 선생님이라 하니까 울 꼬멩이들은
자꾸만 할아버지 선생님이라해서 당황스럽긴 했어도..
젊은 마눌이랑 잼나게 살아서인가 예전보담 한참이나 젊어보이셨다..
헌데.. 그 말씀을 하시는 순간은 정말 딱한 노릇이었다..
제자앞에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시면서 눈물까지 글썽이는데..
모른척하기도 그렇고..안절부절 어쩔줄 몰라했던 나..ㅎㅎ
선생님은 상당히 호탕하셔서 사모님이 있어도 바람끼가 소문날 정도였고..
왜 이혼하셨는지 구체적인 사유도 모르는데..정말 친구한테 그러한 사실을
말해본다는건 나로써는 난감한 일이었다..
사실 요즘은 어려운 시대여서인가
재혼하는 사람들이 우선으로 생각 하는건 일단 경제력이라 한던데..
이 친구는 그런 욕심도 없는 아이여서 내심 걱정이었다..
뭐라 한마딜 건네주긴 해야하는데..
재력이 상당하니 재고해 보는것도 좋음직 하다고 얘기하는건
그 애 자존심과도 관계있는 얘기고..
선생님의 재력은 정말 빵빵하다 해야할까
소문날 정도의 재산가인건 사실이다..아들 하나밖에 없고..
한참을 고민하다 어쨌든 스승님이니까..
지나다가 연락해서 차나 한잔 하시라고 그 애의 근무지를 말씀드렸다..
헌데 ..선생님의 피나는 노력(?) 탓인가..
여러차례 만나다 급속도로 진전이 됐고..
결국 결혼까지 골인~~
사실이지 부부지간의 연이란 하늘에 달린거란 생각이 든다..
어느누구의 권유로..어느누구의 능력으로..그건 결코 아니다..
물론 그간의 우여곡절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신 친구의 아버님은 딸을 다시는 안보시겠다 으름장을
놓으셨고..형제들의 만류도 대단했거늘..
다시는 남자를 찾지않겠다고..
자기 사전엔 다시 결혼이란건 없다던 친구가 예쁜 한복을 입고
친구만의 새로운 사랑을 다시금 찾아낸 거다..
빛바랜 결혼사진과 옛기억 모두 태워버리고..
이젠 새롭게 맺어진 선생님과의 사랑얘기를 만들고 있다..
그 모습이 정말이지 너무도 좋아보여 그 소중한 떨림이 내게도 전해져왔다..
이 한해를 뒤로하며 생각해보건데..
올 한해 내게 있어진 울림중 가장 으뜸인것은..
"사랑은 아름다워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