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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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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반응이 있어야 재미가 있지


BY 나의복숭 2000-10-09

일요일이라 말간 침이 올라올 정도로 심심해서 미치겠다.
그래서 만만때때한 울 남편한테 딴지 걸 껀수하나 없을까
궁리를 하고 있는데 이 양반은 뭐 자기가 잘났다고 내사 알아묵도
못하는 AFKN 틀어놓고 듣는척 하고 있다.
알고 듣는긴지 폼으로 듣는긴지 내는 모리겠다.
그래 남편옆에 털썩 앉았드니 의식적으로 한걸음 옆으로 물러나서
앉는겨...

"아니 내가 문디가? 왜 물러나 앉는데? 기분나쁘게 스리..."
중국서 사온 등어리 긁는 대나무로 남편의 아래위를
종횡무진 쿡쿡 쑤셔도 영 반응이 없길래 그 놀이는 치웠다.
뭔 반응이 있어야 놀이도 재미가 있지 원...

근데 지난간 잡지책을 보니 마누라가 보험금 탈라고 남편을
독살한 기사가 눈에 띄였다.
당장 그걸 꺼집어내서 남편 눈앞에 확 펼쳤다.
"봐요. 봐요. 이런 여자 함 봐요"
뭔가 싶어서 제목을 보는 남편...그리곤 쩝 입맛 쓰다는듯한 표정.
그걸 보고 내가 글캤다.
"당신은 진짜 천사하고 사는줄 알아. 세상에 요런 여자도 있는데
그기대면 난 얼매나 착해. 이리 착한 여자 봤남? 맨날 업어줘야 돼"
그리고는 입에 침 튀겨가며 또 내 18번을 읊었다.
"이런 여자들 보면 말이지 얼굴은 빤드리하게 이뻐. 글치만
얼굴 이쁘면 뭐해. 마음을 요따위로 써는데...그기 대면
난 얼굴이사 요래 메주지만 마음이 완전 천사표잖아.
당신은 복덩이 만난줄 알아"
어쩌구 저쩌구.....세뇌를 시키다가 또 반응이 시원찮아서
다른 레프토리를 바꾸었다. 아이구 힘들어라.

"점심 뭐 묵을낀데?"
"아무거나"
대답도 싱겁다.(그래도 묵는소리하니 답은 하네)
"내는 복지리묵었슴 좋겠다. 복껍질도 묵고 싶고..."
근데 또 대답이 없다.
너무 큰걸 바랬나? 그라믄 한단계 낮추어야지.
"아구탕 묵고 싶다"
또 묵묵무답.
"냉면"
"칼국수"
결국 짜장면으로까지 내려 갔는데 그래도 대답이 없길래
나 참 더럽고 치사해서 걍 된장하고 밥 묵을라고 팍 일어섰드니
그때서야
"니 붜라캤노?"
기가 차서...사람말이 이리 말 같지않아서야 원...
"됐네요"

입이 이미자 따블로 나왔지만 그래도 쪼매 미련이 남아서
엉거추춤 다음 말을 기다렸다.
"뭐 묵고 싶다 캤노?"
이럴때 자존심 강한 여자같음 당연히 NO 해야 하는데
난 간도 쓸개도 없어서 그만 입이 스르르 벌어져 버린다.
참 나....내가 생각해도 한심해.
"계절 바뀌니까 왜 이래 묵고 싶은기 많노 몰라.
복지리도 묵고 싶고 복 껍질회도 묵고 싶고..."
괜히 애매한 계절탓하면서 궁시렁 궁시렁...
"쥐뿔도 없는 주제에 묵고 싶은건 왜 그리 많노"
으이구 더러버서....
"아 그렇단 말이지. 누가 사달라고 했남?"
"사달라 소리보다 더 하다야. 그 소리 듣고 안사주다가
내가 뒷감당 우째 하겠노. 옷 입어라. 가자"
이히히....
올만에 포식을 하면서 목에 때를 벗겼다.
에구 배불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