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에 울부짖던 매미소리는 간데없고,
며칠 전 부터인가 귀뚜라미 울음 소리가
가을 초입을 절실히 알리고
서늘한 계절의 전령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군요.
예전 우리집은 흙담집이라 벽지를 곱게 발라 놓아도
며칠이 못되서 벽지가 들고 일어나,
등이라도 기델라치면 들뜬 벽지사이로 돌우루루~~ 흙 떨어지는 소리가 나곤 했지요.
아~~ 그 소리도 그립고...
나무로된 문짝 탓인지
흙담과 문짝 사이의 틈에 귀뚜라미가 살았는데,
그곳에 귀를 들이데 보기도 하고, 눈을 크게 뜨고 살펴도 보아도
좀처럼 귀뚤이 친구를 보기 힘들었죠.
그런데, 며칠 전 부터
이도시의 한가운데서 귀뚤이 소리가 들리더군요.
그동안 바쁘게 사느라 들을 수 없었나...싶어서
무심히 누워
그 소리에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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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kbs월드넷 중국편에서 귀뚜라미 격투 시즌이란 뉴스를 듣고
약간은 황당 하더군요.
통통하게 살찌우기 위해서 특별 보양식도 주고,잠자는 방도 있고.
내겐 정겨움으로 남아 있던 귀뚤이인데...
귀뚤이랑 델레파시가 통했나,
오늘 저녁밥 준비중에 창틈에 귀뚤이가 앉아 있었어요.
어머머머~`
하던일을 멈추고 잠시 들여다 보노라니..
향수가 느껴지네요...
진갈색의 귀뚤이 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