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노쇼 차단을 위해 식당에서 예약금을 받 는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09

여자는 슬프다(9)- 우리 엄마(4),,, 부도


BY 에스더 2003-04-04

5형제가 모두 모여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 있고 멋 모르는 나의 두 아들들은 그래도 뭔가 분위기를 아는지 -외할머니 집에 가,- - 또 왔나- 하면서 우리도 견디기 힘든 부분을 말로 거침없이 한다.
누가 금융기관에 있다고 하지 않을까봐서 채무내역을 낱낱이 다 뽑아온 남펀, 결혼하고 동생이 만삭이 다 되어서 산달을 15일 남겨 두고 술취한 대학생의 차와 교통사고를 당하여 10달동안 배속에서 공들여 키워 온 아이를 잃은 슬픔이 머물러 있고 동생 또한 아직도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8시간의 대 수술에서 사선을 넘나드는 동생을 보면서 죄인이 된 마냥 하얀 와이셔츠에 핏자국이 선명하게 울던 불쌍한 제부, 입사 동기들이 다 승진을 했다는데 자기는 왜 안되었는지 모르겠다며 그게 교통사고의 영향이 아닌가 고개를 갸웃하며 순진하게 웃던 제부의 넋도 다 나갔고 부서진 오른팔로 학생들을 가르치기가 버거운 동생도 힘이 없어 보이고...
컴으로 인쇄된 활자들이 제 각각 춤을 추어서 두 눈에 힘을 주고 숫자들을 쳐다본다.
우리 같은 봉급쟁이들이 평생 벌어도 못 벌 돈 2억 3,000만원...
가진자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돈, 그렇지만 우리 같은 범인들에게는 입이 벌어져 다물어지지 않는 큰 돈.
당장 급하게 이자가 나날이 불어 나고 있을 카드를 막는 것이 제일 시급했다.
의견도 분분해서 사채를 먼저 갚아야 했다가, 카드를 먼저 갚아야 된다고 했다가, 이렇게 하다가는 우리 다 넘어지니까 다 터트리고 뒤로 나자빠지는 거지 했다가, 엄마는 -내가 감옥갈께, 그러면 다 해결이 안되겠나- 했다가...
아무리 묘안을 짜내어도 얻은 것 없이 그 밤은 그렇게 흘러 갔다.
난 하나님께 메달렸다.
하나님, 하나님만이 희망이십니다.
모든 것을 해결해 주십시오.
더이상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을께요,
우리 엄마가 저지른 일, 결국 우리 자식들 공부시킬려고 한 것이 아닙니까?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빚 이외에는 아무것도 지지말라고 했는데...
죄송합니다.
그저께 엄마하고 고모집에 갔다고 아무 소득을 얻지 못 하고 돌아 와서 서글픈 마음달랠려고 튼 극동방송에서 막 흘려 나온 빚에 대한 목사님의 설교가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준비한 말씀이란것을 난 알 수 있었다.
정말 우리 믿는 사람들은 십원짜리 하나라도 사랑의 빚 이외에는 아무 빚도 지지 말아야 하리라. 그러나 이왕 진 빚이라면 다 갚아야 하리, 반드시 갚아야 하리,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리라. 마음이 상하고 칼로 도려내는 것같을 찌라도 우리들의 진정한 자유는 빚이 하나도 없는 그 날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