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2살의 철없던 나이에 결혼을 했다.
아직 세상도 인생도 겁날것없던 나이에 결혼이라는 울타리에 나를 가두었다.
그때의 재미란 밤이면 밤마다 들려주던 남편의 이야기들......
그리고 한밤중에 일어나 잠에 취해 마시던 맥주한잔
또 안주 삼아 듣던 남편의 어린시절.
하루는 오징어를 씹던 남편이 "정경희 오징어 껍질로 바닷가에서는 뭐 하는지 아나"
아니 몰라 뭐하는데
"바닷가에서는 오징어 먹고 껍질은 모아서 창호지 대신 문에 바른다"
억수로 냄새 날낀데
"그래도 오징어는 질겨서 한번 바르면 몇년씩 간다니까.:
에이 거짖말 아무리 그래도 어지간히 냄새가 나야지
"그래도 자꾸 맡으면 냄새에 중독되서 냄새 나는줄 모른다."
정말
"내가 니보고 말라 거짖말 하노 내가 간첩이가 거짖말 하게......."
나는 거짖말 일꺼라 생각했지만 너무 진지한 남편의 표정때문에 믿어 버렸다.
그로부터 어언 15년의 세월이 흘러 아이들은 중 초등학교에 다니고
명절에모여서 맥주한잔으로 목을 추기다 상에 쭈그리고 누운 오징어를 보는 순간 그날의 의구심이 고개를 들었다.
어머니 "옛날에는 오징어껍질로 창호지 대신 문에 발랐다면서요"
어머니는 기막히다는듯 "누가 그러데 냄새나는걸 누가발라"
아범이요.
"창호지는 가게가면 있는데.."
"니가 속았구만 언제 그러데"
결혼초에 그이야기를 들었으니 나는 장장 15년 동안 속았다
믿었던 남편에게
남편은 날 놀리는 재미로 사는 남자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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