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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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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그들은.....


BY 쟈스민 2001-08-21

아침 일찌기 떠오른 태양의 눈부심이
이른 하루를 시작하게 만드는 날입니다.

잠시 눈을 들어 시선이 머문 곳은
푸른 잎새들이 너울거리는 베란다였습니다.

여름내 참으로 무던히도 자라주던 그
나무들의 싱그러움이

나의 창을 두드리며 아침을 열어주었습니다.

반가운 눈인사를 건네며 살짝 미소를 띄워주니
반질 반질 윤기나는 잎사귀들을 마구 흔들고
있었습니다.

아무런 말을 하고 있진 않지만
그들과 나는 가슴으로 이미 많은 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은 흙속에 든든한 뿌리를 내리고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내가 없는 시간에도.....

아무도 없는 빈 집을 지켜 주며
내 삶의 일부분이 되었습니다.

지난 겨울의 추위속에서도 함께 견뎌낼 수 있었기에
진 초록 빛을 내는 여름을 지나.....
또 다른 가을의 문턱에까지 함께 와 있습니다.

나뭇잎새에 봉숭아 꽃물이 들듯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가을이 이제 곧 오겠지요

조금은 쓸쓸한 가슴을 부여 안고
나 홀로 돌아가는 나의 시간속에서도

어김없이 사시사철 푸르름으로
나에게 큰 위로를 주는 그들을

난 아마 사랑이란 이름으로 곁에 두고 싶습니다.

계절이 바뀌어 봄이 되면 또 어김없이
나름의 꽃을 피워 주는.....

자연스런 흐름속에 나를 내맡겨두고
조용히 세상을 관망할 줄 아는

내 안의 나를 키워줄수 있는 그들을
나는 사랑하며 살고 싶어집니다.

그들에 대한 사랑의 표현으로

난 때로 먼지를 털어 내고,
시원한 물로 목마름을 달래 주지요.

그들은 언제나 나의 집에
맑은 공기를 뿌려 주고

내 마음을 고즈넉하게 붙들어 주기에

내가 흔들림없이 세상을 살아내는 데
아주 큰 용기를 불어넣어 주곤 합니다.

내가 사는 것에 지치고 힘들어 할때
말없이 나를 지켜봐주는 그들에게

때론 기대고 싶어하고 서성이고 있는 나를
그들은 한번도 탓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푸르름이 늘 그렇듯 그들은 그런 마음으로
늘 살아가니까....

내가 닮고 싶어하는 건
변하지 않는 초록빛의 은은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는 마음속에 맑은 샘물 하나
만들어 두고 그리 살고 싶어집니다.

아무리 퍼 내도 끊임없이 솟아나는
샘물 하나 키우면서......

그들에게 생명수를 가져다 줄 수 있고
마음이 아플때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는
나로 살려 함입니다.

아무리 쳐다 보아도 질리지 않는 자연스런
나무잎새들의 아름다움이란 건

내가 살아있음을 확인시켜주기에
더없이 소중합니다.

그 많은 사람들중에 나와 만날 수 있었던
인연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픈 마음입니다.

여름날 긴긴 ?빛으로 아름다울 수 있는 그들을
난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늘 내곁에서 큰 그늘을 만들어 주는 그들을
만날 수 있었던 나는

오래도록 고마운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을것만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