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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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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쓰는 편지.


BY 마음그리기 2003-03-29

엄마....

오늘은 너무 화창한 주말이네요.

비가오면 엄마 묘가 젖을까봐 슬프고

오늘처럼 날이 좋으면

엄마랑 같이 산책하던 생각이 나서 가슴이 아파요.

그렇게도 보고싶었는데

간밤 꿈에 오셨더군요.

엄마...

비록 몇분도 안되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건강해 보이는 모습에 기뻤답니다.

내가 끓인 쑥국을 수저로 떠 먹으시며

맛있다고 하시던 모습, 그 음성이 아직도 생생해요.

오빠가 어제 32평 집을 계약했다고 내가 얘기하니까

엄마 표정이 너무 밝아지시더라.

늘 아픈 모습만 기억되는데

꿈에서라도 웃는 모습을 보니

나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그런데...엄마 손을 잡았더니 여전히 싸늘했어요.

염...할 적에

엄마 시신옆에서 엄마 손을 잡고 통곡을하는데

얼음장같이 차가운 엄마손이

가슴을 찢어놓았어요.

한겨울에도 얼마나 따듯한 엄마손이었는데

주사자욱이 수도없이 찔려있던

멍투성이의 식어버린 엄마손을

조금이라도 더 잡고싶었는데

엄마는 끝내 답답한 나무 상자속으로 들어가고 말았지요.

추운것을 그리도 못견뎌하시더니

그 추운 냉동실에... 눈도 안녹은 언땅속에 어찌 들어가셨수.

꿈에서도 엄마 손이 차가워서

내 손으로 얼마나 문질렀는데...

내 온기라도 덜어드리려고.....

엄마....

이제 벚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어요.

왕인 유적지 벚꽃길이 가고싶다고

해마다 봄이면 노래를 하셨었는데

이젠 봄이 왔는지 여름이 왔는지

엄만 알기나 할까......

4월 첫주말에 언니랑 산소에 성묘갈게요.

동백이랑 향나무랑

엄마 산소주위에 심어드릴게요.

엄마 1주일후면 우리 만나는데...

내가 왔는지... 가는지..우는지도 모르잖아.

그래도 엄마..나 기다려줄거지요?

나 돌아올때마다 주차장에서 얼마나 우는지 몰라요.

언제나 백미러에서 안보일때까지 서서 배웅해주던 엄마가

이제는 안보이니까....아예 안보이니까.....

친정 나들이 할때마다

바리바리 싸서 배웅하던 엄마가 이젠 어디에도 없으니까.....

그래서 나 너무 슬퍼요.

엄마...

항상 지켜봐주세요.

내가 엄마곁으로 갈 때까지

인연의 끈 놔버리지말고 꼭 기다려주세요.

너무 화창해서 슬픈날에 막내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