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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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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통화


BY 큰새 2003-03-28

아버지가 낚시를 떠난지 며칠이 되었다.
언제나처럼 며칠째 깜깜무소식뿐이다.

바다 낚시가 뭐가 좋은줄 우리식구 모두는 알지만.....

바다속으로 꽁꽁 숨어버리는 아빠덕에
어쩌다 떠나시는 아버지의 유일한 즐거움인 바다낚시는
우리 식구에게 며칠동안의 신경전이다.

워낙 입이 짧으시어, 아무거나 드시지 못하시고,
배탈도 잦으시니, 즐기는 바다낚시만 갔다오시면
며칠은 끙끙 앓으신다.

이번에는 어쩔수 없어, 내가 발벗고 나섰다.

" 아빠? "
" 왜? "
" 바다가면, 전화좀 해라? "
" 왜? "
" 걱정이 되니깐 그렇지! "
" 걱정은 무슨 걱정? "
" 식구들 피말리지 마시고, 전화좀 하셔? "
" 전화값 나오는데..... "
" 내가 전화비 줄께! "
" ................ "

그렇게 당부에 부탁에 협박을 보냈거만......

아부지 며칠째 깜깜 무소식.

그렇게 며칠이 흐르고, 저녁을 먹으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한 7시쯤 되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 여보세요? "
" ......... "
" 여보세요? "
" 아빠다. "
" 어? 아빠? 어디세요? "
" 뚜우~~~~~~~~~~~~~~~~~~~~~~~~~~~~~~~~ "
헉..........


이게 우리 아빠의 바다에서 전화하신 최초이자 최후의 전화이다.
그냥 아무말도 안하시고, 아빠다.......
.
.
.
.
.
.
그런 아버질 바다가 아닌 산으로 묻고온지 만4년이 흘렀다.
내일이 아부지 4번째 기일이다.

전화가 울렸으면 좋겠다.
안부를 묻지 않아도 좋다.
그전처럼 그 멀리서 얼굴보지 못하고,
바닷가에서 들려오던 아빠라는 안부만 전해주시던 그목소리.

더도 덜도 바라지 않는 그 목소리가 듣고 싶다.

그때는 아버지의 그 싱거움에 온 식구가 박장대소를 하고 웃었었다.

지금.
또 그때처럼 아버지가 그런다면,
웃을순 없겠지만......


지금 내 아버진.
돌아오진 않는 그곳이 아니라,
아마도,
며칠동안이 아닌, 몇년동안의
바다 낚시를 떠나계신것일것이다.




아빠~~~~~~~~~~~ 나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