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손풍금 안효숙님을 알게 된것은 에세이 방에서
책을 발간했다는 이야기를 읽고서이다.
실은 그 책을 읽어보지 못했고 손풍금님이 에세이 방에 올린 글도
읽을 기회를 갖지 못했다. 문득 그 많은 아이디중에
손풍금이란 아이디가 무척이나 정겹고 푸근하게 들렸었다.
아코디온은 곧장 장터에 서커스단의 익살쟁이 삐에로를 연상시켰지만
음악을 잘 모르는 내게는 손풍금은 하모니카 만큼이나 다정한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그저 간단히 어려운 상황에서 살고싶다고
외치는 한여인의 절규가 써 있는 책인가보다...정도로
생각해 두었었다.
오늘 아침 우연히 mbc <토크쇼 임성훈과 함께>를 보게 되었는데
안효숙님이 출연해서 익히 알던 분처럼 반갑게 느껴졌다.
스치는 인연이나 한번 멈추었던 생각 조차도 참 소중하다는 것을
느꼈다. 조금 늦게 켰기 때문에 mbc에 들어가 다시보기를 켜서
앞부분까지 마져 보았다. 매스컴의 위력이 내게도 퍽이나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 마치 이분에 대해서 꼭 알아야 하는것처럼 진지하게
방송을 들었다.
힘겨운 부부생활 그리고 좌절. 이별. 고독. 어찌 더 많은 단어들을
보태랴? 모진 세월에 조금도 끄을리지 않은 심지처럼 견고하고
원망해 보지도 못한 맑은 심성. 너무 잘나지 않아서 내게 용기를
주며 너무 무지하지 않아서 상큼한 여인. 자녀들로서 모든 보상을
넉넉히 받을 것 같은 님은 미래가 참 밝다고 느꼈다.
생존! 그 자체가 바로 수필처럼 아름답게 의미를 그려내는
안효숙님의 은은한 향기와 질경이처럼 강인한 삶의 용기가
오늘 내게 삶의 의욕을 주었다.
죽고 싶은 이 시대에 살고 싶은 이유를 넉넉히 제시하는
그녀의 이야기가 마냥 거룩하게만 느껴지는 아침이었다.
안효숙님! 이제 그녀의 남은 꿈이 더 아름다웠다.
박물장수처럼 5일 장터에 조차 나올 수 없는 곳으로
이제는 찾아가고 싶다고 했다. 삶의 의미를 잃고 소외감과
인생의 뒤안길에서 초조하게 긴날을 접고 있는이들에게
아름다운 손풍금 소리가 퍼져나가기를 기도드린다.
사랑합니다. 안효숙님!
감사합니다. 손풍금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