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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 님도..그대들과 함께 한세월 같이 하고 싶은데....
BY 박 라일락 2003-03-17
봄비가 어제도
오늘도 하염없이 내린다.
좋은 님
있을라고. 이슬비인가..
아님
가리고 가랑비인가..
저 비는 언젠가 멈출 것이고..
그럼
난
안방 창문을 활짝 열어야지
새 손님 찾아온 따사로운 봄볕을 맞이할
준비를 서둘러야지..
넓은 마당 한켠
초라한 나의 작은 정원에도 정영 봄은 다가오나 봐.
작은 바위 틈사 이에 영산홍 철쭉 잎.
긴 겨울의 힘든 고난을 이겨내고
뽀송뽀송한 얼굴로 인사를 하네.
뒤뜰
나의 작은 터 밭에는
지난해 가을에 뿌려 둔 쪽파 씨앗이 한 뼘이나 자라서
싱그러운 아침 식탁에 초대받을 준비를 하는 듯싶고..
아~
봄은 봄인가 봐...
나의 집에서 좁은 농로길 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지금 한참 핵 폐기장으로 거론되는
영덕군 우곡면 마을이 있고
그 마을 가는 길목에는
몇 년 전 폐교가 되버린 한 초등학교가
지금은 모 대학 연수원으로 남아 있는데..
운동장에는 해마다 벚꽃이 만발하여라.
벚꽃이면 그 냥 보통 벚꽃인가..
진분홍색의 겹 꽃송이의 신비스러운 그 자태여.
겹으로 피어나는 꽃이라서
다른 지방 보다 좀 늦게 개화하니
음력 3월 보름을 결처서 꽃망울은 절정이 되고..
밤나들이 그 곳을 지나오면
달빛과 어울려 화사하게 만발한 화려한
벚꽃의 아름다움이여!
어찌 할고나
푸른 물결 동해안 청청해역
아름다운 나의 고장에 핵 폐기장이 웬 말인고!
어찌하다가 내 고장에
이 엄청스러운 날벼락 대상에 올랐는가!
절대 그런 일은 없으리라 믿지만..
환상의 밤 벚꽃 놀이도
영영 이별하는 것은 아닐까
애호통제여..
정말 슬프고 서럽도다..
아~~
꽃도
님도
그대들과 한세월 같이 하고 싶은데
그 작은 소망도
마음대로 이룰 수 없으니
산다는 것은
언제나 알 수없는 고뇌의 길인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