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비만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87

이것이 바로 한민족이다!


BY 사라 2000-06-13



오늘 저녁 내내 똑같이 되풀이 되는 화면 앞에서 나는 꼼짝을 못하고 앉아 있었다.

인터넷에 빼앗겼던 내 시선이 꽉 붙잡혔던 오늘, 나는 완전히 텔레비젼의 포로였다.

그리고...주체할 수 없이 뜨거웠던 벅찬 감정.

두손을 맞잡은 두 정상의 55년 만의 해후 앞에서

우리 국민 어느 한사람 행복하지 않았겠는가.

뉴스가 시작되기 전 엠비씨 방송국에서는 성우 배한성의 나레이션으로 한편의 다큐멘터리가 방영되었다.

평양교예단 단원들의 서울 체류기간을 놓치지 않고 촬영해 놓은 방송국의 약삭빠름이 오늘은 정말 기특했던 날이다.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기술과 재주를 자랑한다는 평양교예단의 모습에 나는 정말 자랑스러움을 느꼈다.

데이빗 카퍼필드, 우리 교예단 앞에서 너 명함도 내밀지 말라.

한때 북한이 핵문제로 세계를 위협한 급박한 순간에도 나는 솔직히 그런 생각을 했었다.

아,미국 앞에서 쪽도 못쓰는 우리 정치인들만 보다가

꼿꼿이 고개들고 버티고 서있는 그 주체적인 모습에 나는 박수를 쳤던 사람이다.

핵? 물론 위험하다.

그러나 그것이 왜 미국 너희들 만의 전유물이어야 하는가?

아주 위험한 발상이지만

난 개나 소나 핵무기를 보유해야 동등한 국가관이 성립된다는 정말 위험한 생각을 가진 한 사람이다.

저쪽에서 활 들고 있는 사람 한테 대포 겨누고 있으면서

그런 막강한 영향력 하에 세상을 경제적 속국으로 전락 시키려는

비열한 열강들.

우리도 핵들고 열받으면 언제든지 발싸 할 수 있다고 큰 소리 쳐야만

순박한 나라의 순박한 국민들을 봉으로 잡고 우롱하는 짓 그만 둘 사람들.

주체적인 것과 북한의 주체사상이 같은 건지 잘은 모르겠다만

아무튼 우린 좀더 주체적이고 용감해져야 한다.

아무도 우릴 깔보지 못하게 말이다.


가슴 속에서 불이 타올랐던 오늘.

나는 통역도 필요없고, 가식도 필요없는 우리의 현실을 다시 한번 곱씹었다.

전후세대의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통일이 되는 걸 바라지 않는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이유는, 가난한 친척을 돌봐줘야 하는 부자 친척의 못된 심성 때문이었다.

통일은 분명 더디겠지만, 통일로 가는 길은 길고 험난하겠지만

이제 우린 서로 교류하고 살 수 있을 만큼은 성숙하지 않았을까?

관광버스로 길을 트고, 그러다 보면 평양행 좌석버스가 곧바로 개통하고...그렇게 되길 정말 바랄 뿐이다.

비오는 날, 남편하고 한판 붙고 열 받는 오후에

내집앞 정거장에서 5분 간격으로 오는 북한행 시내버스 훌쩍 올라타

다시 되돌아올 쯔음엔 남편 술안주거리 장만해서 룰루 랄라 할 수 있다면...정말 정말 좋겠다.


오늘, 너나 할것없이 우린 정말 하나였고

이것이 바로 한민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