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하는 엄마!
오늘은 사랑하는 男이 女에게 사랑을 주는 날이래요.
병마와 힘겹게 싸우시던 엄마에게 힘이 되지 못하고
늘 걱정만 끼쳐드려 죄송해요.
나의 마음은 그것이 아닌데....
자꾸 흔들리는 나를 부끄럽게 생각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어요.
한없이 강한 엄마의 모습이 너무나 좋아 보였는데
지금 약해진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프답니다.
빨리 건강 회복하셔서 예전의 강한 모습 보고 싶습니다.
내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의 조건 없는 사랑을 느낀답니다.
불효만 하는 저에게 항상 채찍질 하여주시고
바른길로 갈수 있도록 오랫동안 지켜 봐 주세요.
건강하시고요.
-사랑하는 아들이-
 
잠자리에서 일어나 거실 창문을 열려고 하는데
발에 뭔가 툭 부딪치는 것이 있기에 무엇인가 싶어 보았더니..
-엄마에게-쓰인 작은 봉투가 얹혀있는
아주 예쁘게 포장되어 있는 상자가 놓여 있었습니다.
도체 오늘이 무슨 날이기에
한번도 엄마에게 보낸 적이 없는 연서까지 동봉하고..
예쁜 포장의 선물까지...
며칠 전 로또복권으로 한바탕 구라파전쟁을 했는데..
그 서먹함을 풀려고..
머릿속에는 오만 상상을 다 그렸습니다.
아냐..
그 건.
朴씨 性 아니라고 할 가봐 하늘도 갈지 못하는 똥고집이 있는 놈인데..
그라면...
어미 생일은 음력 9월이고..
어버이날은 양력 5월이고..
그건 그렇고..
무슨 날이 상관이랴..
저 선물상자 속에는 과연 무엇이 들어 있을까?
봄나들이 할 때 입으라고 연두색 투피스..
아니야, 선물상자가 길고 부피가 작으니 옷은 아닌 것 같고..
그럼 이 봄에 폴폴 날리는 멋진 연분홍 스카프..
순간적으로 행복한 상상의 나래를 푸다닥~~~~~~
착각의 날개가 마음껏 펼쳐지는 순간이었지요.
상자를 안방으로 가지고 와서 랑 예쁜 포장지를 뜯었지요.
솔직히 이실직고 합니다.
편지 보담 선물에 눈이 어두워서..
오메~(약간의 실망한 표정임다)
그 속에는 은박지 봉지에 싸인 사탕인지 초콜릿인지 모르겠으나
장미꽃다발처럼 엮어 있더라고요.
아니..
어미가 잘 먹지도 않는 사탕 종류를..
그제 사 뒤로 제쳐둔 봉투를 개봉했더니...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매스컴에서 야단법석을 떨던 오늘이 화이트 데이구나 하는 생각이 나데요.
언제부터인가 우리 풍습도 아닌 어디서 흘러들어 온...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 선물하는 밸런타인데이.
남성이 여성에게 사탕을 주는 화이트 데이
자장면 먹는다는 블랙 데이
3자가 많이 들어가서 삼겹살 구어 먹는 날..등등...
핑계 많은 날들이 넘치고 넘치니..
하기 사 ...
장사수단이라면
머리가 핑핑 잘도 돌아가는 아이디어에 무엇인들 못 하겠습니까 만은
그 박자에 놀아나는 우리의 젊은이들이 때론 안타까울 때도 있지요.
그런데..
사탕 선물상자와 생전 처음 아들놈한테 받은 연서가
솔직히 싫지만은 안더라고요.
후후후...
아직도 선물 받은 사탕꽃다발 헐지 않고 있습니다.
단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원하시는 분 연락 주세요.
보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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