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반도체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60

그녀 명동에 뜨다


BY 바늘 2001-08-14

오늘은 이 싸이버 세상에서 만난 또래 친구들과 명동 나들이를 하기로 약조한 날이다.

어찌 보면 그것을 벙개라 하면 따악일지도 모른다.

삼척에 사는 동해바다가 방학을 맞이하여 두 아이들을 대동하고 서울 나들이를 하였기에 분당에 사는 시원이와 소리, 평촌에 사는 콜리, 천호동 사는 기쁨이 그렇게 옹기 종기 모여 40대 아줌마들의 명동 벙개. 우리도 고것을 걸지게 한판 때려(?)볼라 하는데 어째 꼬옥 소풍가는 아이 처럼 기분이 묘하다.

동해바다와 내가 이 싸이버 세상에서 악수를 하게 된것은 지금으로 일년전 이맘 때 홍경민의 흔들린 우정이 방방 뜨던 시절 대화방 에서 였다.

둘이 만나면 흥에 겨운 그노래를 올려놓고 꽤 많은 이야기를 재재거렸었다.

그이전 까지 컴퓨터는 아이들의 전유물에 가까워 난 컴에 앉아 깔깔 거리기도 하고 심각하게 몰두하는 내 아이들을 걱정스레 바라보던 그런 입장이었는데 어느 사이 나도 모르게 이제는 반대로 아이들이 이 엄마를 걱정스레 쳐다본다.

깔깔 거리고 심각하고 게다가 컴앞에 있으면 아이들이 메신저를 깔아놓아서 아들아이 친구들이 야 너 뭐하니? 하고 글이 뜬다. 그러면 지금 외출해서 없단다 ~~ 그러면 너 장난치냐? 되묻는다 그러면 난 엄마란다~~

곧이어 ㅎㅎㅎ 쟈식~~ 장난치지마 ~~

까르르~~~

나~원~참~

아마도 40대 엄마가 컴 앞에서 앉아 있는 것이 아직 아이들 눈에는 그리 흔한 풍경이 아니었나 보다.

아무튼 그렇게 컴에서 만난 동해와 친구가 되어 여름 가을 겨울 봄 그리고 다시 여름을 맞이하고 그간 수많은 멜과 살아가며 기쁨도 슬픔도 한 소쿠리 나누기 하였었다.

동해바다란 아뒤만을 연상하고 그려본 그녀는 실제로 만남을 갖고 보니 의외로 작은 옹달샘처럼 갸냘펐었다.

길다란 웨이브 머리에 카수 김수희 얼굴을 스치게 하는 이미지에 그녀~~ 동해바다~~~

이곳 어느 곳에 내글이 올라오면 어디선가 나타나 기다렸다는 듯 쪼르르 꽁지글을 올려주는 그녀였다.

꽤꼬리 같은 목소리로 노래도 잘하는 그녀는 작년 연말 함께 출연한 SBS 라듸오 송년특집 녹화당시 김종환 바로 옆에서 존재의 이유를 멋들어지게 한소절 불러 종환씨로 부터 박수 갈채를 야므러지게 받기도 했었다.

바닷가에 사는 그녀는 원래 서울 태생이었고 삼척으로 내려가 둥지를 튼지는 몇년 안되었기에 그녀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마음속에 그림하나는 서울을 그리는것 같았고, 지금은 편찮아 누워계신 성미 결코 너그럽지 않으신 홀시엄니를 곁에서 돌보며 살면서 때론 그 시엄니를 이곳에 이래 저래 힘들어 하고 끄적여 놓고 그래도 마음쓰여 가슴 앓던 마음 여린 착한 며느리의 그녀였다.

동갑인 그녀와 난, 서울과 멀리 떨어진 동해의 삼척, 도데체 무슨 인연이 있었기에...

아! 소중한 인연~~~~

오늘 싸이버 공간에서 만난 또래 친구들이 그런 그녀의 서울 나들이에 와우~~하고 반가움의 얼굴들로 벙개를 하잔다.

광복절 하루 앞둔 8월 하고도 14일에 말이다.

40대를 걸어가는 요즈음 이곳에서 만난 친구들과 이야기 하다보면 정말 마음은 왜 그리 나이 같지 않은지~~~

머리에 어느새 흰머리 솔찬히 내려 앉아 아이쿠 하는데도 친구들과 나들이할 이런날 아침엔 두둥실 풍선이 되어본다.

어제의 삶의 무게가 나를 힘겹게하여 고개 떨군일 있었어도 내 오늘은 기꺼히 동무들과 명동에서 야무진 벙개 그거 맞고올꺼야~~~

그녀 동해바다~~

명동에 뜨던날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