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비만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254

닭호스 아줌마의 신문읽기 25 - 17세 남고생과 원조교제한 30대주부 검거


BY 닭호스 2000-12-13

서울 도봉경찰서는 인터넷채팅으로 알게 된 남자 고교생 이모군(17)에게 1회에 7만~ 10만원을 주는 등 금품을 제공하면서 학교도 보내지 않고 여관 등을 전전하며 20여회에 걸쳐 성관계를 가진 주부 이모씨(30)를 11일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이모군을 지난 9월께 처음 만나 "옷을 사입으라" 면서 백화점 상품권을 주는 등 10여차례에 걸쳐 100여만원의 금품을 주면서 충남 대천해수욕장 근처 여관 등 20여곳에서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남편 김모씨(32)의 제보로 이씨의 소재 파악에 나선 경찰이 추적수사에 나서면서 검거됐다.

특히 이씨는 충남 대천의 해수욕장까지 유혹하는가 하면 남편이 없는 사이 10세된 딸과 8세 된 아들이 사는 자신의 집에까지 이군을 데려와 같이 잠을 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피해자인 남편 김모씨가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어 구속수사할 예정이다.

-----------------------------------------------

이 기사를 접하고 보니, 연극 무대에서 연마한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안방극장과 영화계를 활보하던 송영창씨가 얼마전 원조교제사건에 휘말리면서 팬들의 곁을 쓸쓸히 떠나간 사실이 떠올랐다...

그가 이민을 간다고 한다....
그를 구제하기 위해 백방의 노력을 한 아내를 그는 여전히 사랑하고 있으며.. 이제 이민을 가면 그 아내를 위해 평생 헌신하겠노라고 각오도 다졌다고 했다...

그러나......
아주 상반되게도...

남고생과 원조교제를 한 30대 주부의 남편은 강력한 처벌을 원했다고 한다...

나는 이 두가지 사건을 두고 무엇이 다르기에 이렇게도 다른 결과가 나왔는지를 규명하려고 부단히 노력하였으나... 결론에 이르지 못하였다...


수개월전... 총선이 진행되던 당시 맹활약을 하던 시민단체의 선봉 장원교수가 한 여대생을 성폭행해 시민단체를 심각한 부도덕성의 늪으로 빠뜨렸던 사건이 벌어졌을 때만 해도 그렇다.. 그의 아내는 그를 용서하는 차원을 넘어서... 만천하에다 대고...
"우리 남편은 알고 보면 좋은 사람이랍니다..."
하며.. 하소연하고 댕겼다는 이야기를 월간지에서 읽은 적이 있다....

나는...
그런 기사가 나면....
어디까지가 그 여성들의 진실인지가 궁금하고...
왜 우리의 아줌마들이 그래야만 하는지에 대해 분개한다....


아내의 외도에 직면한 남성의 경우를 보면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강경파와 아래의 예와 같이 자기가 받은 정신적인 피해를 고스란히 드러냄으로써 사회에 더 큰 파장을 일으키고 더 많은 위로와 지지를 받는 온건파가 있다..

탈랜트 강남길씨가 아내의 불륜에 엄청난 충격을 먹고 수척해진 모습으로 외국으로 이민을 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참으로 그를 많이 동정했었다.. 그리고 티부이 연예기사를 보며 눈물까지 찔끔거리며... 강남길씨가 정착한 곳에서 부디 기운을 찾아.. 그와 아이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에게로 돌아오기를... 그리고 그가 활기찬 예전의 모습으로 브라운관에 복귀하기를 빌었다...

그러면서... 내 마음 한 구석에서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강남길 집사람.. 정말 이상한 사람 아냐? 뭐... 외로와서 그랬어??? 흥 세상에 외롭다고 다 바람피면 남아날 가정이 어딨어? 평생 감옥에서 썩어 버려라.. 칫.'


이번 주부 원조 교제사건이 전해지면서... 많은 아줌마들이 남편들보다 더욱 분개하며
"저런 여자는 평생 감방 살아야해..."
하며 목소리를 높였을 것이다....

그리고 부정한 남편을 용서하고 그를 구제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는 기사를 접하면 또 많은 아줌마들은
"정말 잘한일! 그 여자는 정말 제대로 된 사람.."
이라며 눈물까지 짜며 환호한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된다...

가정을 꾸리고... 성실하게 그 가정을 이끌어 나갈 책무를 저버린 여성은 마땅히 지탄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섣부른 감상주의나... 또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우리의 의견을 가슴에 묻어버리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된다....

아닌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길러야 한다..
강경하게 처벌을 원하거나 그를 용서하지 않을 생각은 없다 하더라도..최소한 강남길씨처럼 자신의 상처를 간과하지는 말아야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부정을 저지른 남편을 둔 아내였다면...
그리고 만약 그를 용서했다면, 나는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나는 당신을 용서한다..
하지만.. 나는 이제 당신을 신뢰하지도 사랑하지도 않는다..

사랑이라는 것은 깨어졌다가 다시 붙을 수도 있어서 먼 훗날에는 나는 당신을 다시 사랑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당신에 대한 신뢰까지도 같이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를 해서는 안될 것이다.. 신뢰라는 것은 유리잔과도 같아서 한 번 깨어지면 다시 붙인다하더라도 반드시 물이새고 마는 것이 그 이치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당신을 용서하고 다시 받아들이는 이유는 첫째로 당신이 나의 자식들의 아버지이며.. 그애들에게 있어 가정이라는 존재가 허울뿐이라 할지라도 중요하게 여겨질 날이 올 것이라는 가정하에서이다.. 그리고 둘째로 아직 내가 당신에게서 받은 정신적인 피해를 가시적으로나마 치료할 위자료와 내가 당신없이 나의 가정을 꾸려나갈만큼의 양육비를 내게 지불할만큼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두가지 이유로 나는 당신을 용서하지만.. 나는 이 일로 인해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당신은 살아가면서 평생 이 사실을 가슴에 새기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일은 이제 끝난 것이라고 치부해서는 절대 안될 것이다.."


"남자들은 다 그래..."
하면서.. 자신들의 상처가 대수롭지 않은 것인양 덮어두고 그것을 마치 현부의 조건인양 과시하는 여성은 더 한 지탄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