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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그리고 진눈깨비..


BY 새봄 2003-03-06

나는 벌써 봄을 타는가 보다. 진눈깨비 날리는 봄아닌 봄에 자꾸만 딴생각이 날 사로 잡는다. 결혼 6년째에 접어드는 데 남편이란 사람은 갈수록 남같고 알 수가 없다. 이러다 남편이 잘하면 다시 내마음이 돌아설까? 너무 이 남자를 모르고 살았단 생각에 속상하고 내가 싫어진다. 미움은 사랑의 반대표현이라지 않는가... 밉다는 건 아직도 많이 사랑한다는 거겠지. 그래서 싫다. 한없이 밉다가도 한없이 그립고 내감정의 골이 너무 깊어서 가슴이 쓰리다. 오늘도 그는 몇시에 들어 올 지 알 수가 없다.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했다. 이해한다. 샐러리맨 오래해봤자 뭐 남겠는가. 그런데....사람들 정리한다고 날마다 새벽이고 술이다. 새벽 서너시까지 어디서 술을 마실까.. 반복될수록 믿음도 무너진다. 날이 갈수록 무책임하단 생각도 든다. 그래서 내가 싫다. 애들 키운다고 일 집어치우고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싶다. 내가 능력있는 여자가 아니라 싫다. 능력있으면 뭐하러 남잘 원망하고 애타게 기다릴까 싶다. 남편나름대로 생각할 것도 있고 정리할 것도 있으리란 걸 안다. 하지만 아이가 처음 유치원에 들어가고 날마다 두아이에 매달려 쩔쩔맬 사람은 생각나지도 않는 모양이다. 이기적인 사람인 줄 몰랐는 데... 아! 여기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울증일까? 모든 걸 봐도 답답하기만 하고 우울하기만 하다. 요샌 혼자서 늘 이혼을 생각한다. 마음맞지 않는 생활이라면 서로 상처주지 말고 헤어지는 게 낫지않을까 싶은 생각... 찬비가 날리고.... 붉은 봄꽃망울이 지고...아이들만 없었다면 지금이라도 이 굴레를 벗어버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