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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가 물러나고 나면...


BY jeongann 2003-03-05

온갖 꽃들이 하품을 하면서 꽃망울을 터뜨리고
두터운 겨울 외투를 벗어던지고 봄의 정취를 즐기려고 했더니
올해도 어김없이 꽃샘추위가 시샘을 합니다.
한겨울의 찬바람은 아니어도 가벼워진 옷자락 사이로
속살을 파고 스며듭니다.
한겨울의 추위보다도 잠깐 봄 맛을 들인 후의 추위여선지
더 차갑게 느껴지네요.

슬며시 고개를 내밀던 새싹도 놀랐구요,
땅속에서 기지개를 켜던 개구리도 몸을 움추리고 있습니다.
개나리의 꽃망울도 잠시 머뭇거리게 만듭니다.

하지만 아이들 코끝에서 늦은 꽃샘추위가 앙탈하지만
찡그러진 눈썹사이로 봄은 살며시 살며시 닥가 오고 있네요.
시절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것이 자연의 이치여서
꽃샘 추위는 봄기운을 시샘할뿐
결국 물러날 때를 아는 덕을 지니고 있습니다.
겨우내 얼었던 땅거죽을 슬며시 녹여내며,
이미 보리순이 남도의 들녘을 푸른 기운으로 뒤덮고 있습니다.
전주천변의 수양버들은 벌써 파릇하게 여린 잎을 내밀고
있습니다.

이제 개나리에 이어 매화와 산수유,
목련과 라일락,진달래,벗꽃이 앞다투어 피어날 것입니다.
이런 봄꽃들이 더 찬란한 것은
겨울이라는 혹독한 계절을 지나와 새롭게 꽃을 피우고
새잎을 드러내는 신비함 때문일 것입니다.

추운 겨울과 꽃샘추위도 오늘 오후부터는 물러나구요.
오늘저녁부터 약간의 비가 모레까지 내리고 나면
봄은 성큼 우리 앞에 다가와 있겠지요.
희망의 계절, 봄이 문앞에서 서성거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