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2월20일 맑음 강원도 원주 황둔교-황골농장-974봉-매봉-1054봉-975봉-920봉-묵밭-높은다리- 상원산장매표소 새벽에 집을 나서서 하늘을 처다보니 여느때보다 더크고 밝은달이 환하게 비춰주고 봄이 오는길목이라 그런지 서늘한 새벽공기도 춥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아마 올겨울 마지막 눈산행이 되리라 생각하고 안개낀 고속도로를 달려 강원도로 접어드니 지난밤 살포시 내린눈이 온산하를 은세계로 만들었지요 . 특히 겨울산행을 좋아하는 저는 산행기점인 황골(8시50분)로 접어들면서 햇살에 반사되어 보석처럼 빛나는 눈꽃들을 바라보니 오늘 산행도 즐겁게 할것같은 예감이 들었어요. 괜시리 나뭇가지에 쌓인 눈도 툭처서 털어보고 ......... 공해만 아니면 한웅큼 집어서 먹고싶은 충동을 자재하며 능선으로 오르기 시작했어요. 점점 오를수록 기온이 올라가서 기대했던 상고대는 볼수없었지만 무릅까지 빠지는 눈과 씨름하며 걷는 등로는 힘들었지만 즐거웠지요. 이렇게 많은눈은 처음이라며 행복해하는 둥굴이님 974봉에 올라서니 저멀리 감악산이 한눈에 들어오네요 신기한것은 눈이 능선에 더 많이 쌓여있는지 계곡보다도...... 때론 허리까지 빠지며 넘어지며 자빠지며 매봉정상에 도착하니 눈을 하얗게 덮어쓴 연능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처져 가슴이 탁트이는것같아요. 우린 점심이 조금 이른것 같아서 선바위봉쪽으로 가다가,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곳에서 점심을 먹고 능선으로 이어지는 하산로, 엉덩이 썰매 발스키 모두 동원하여 동심으로 돌아가 하얀눈과 사랑을 나누웠지요. 때론 눈을 뭉처 눈싸움하듯 던져보기도하고...... 920봉을 지나 가파른 내리막, 러셀이 안된 등로는 지난밤 내린 신설과 합처져서 눈이 너무 많으니 큐션이 좋아 넘어져도 아프지가 않았어요. 서낭당을 지나 묵밭에 이를 즈음 계곡에는 눈녹은 맑은물이 봄이 저 많치 왔음을 실감케했어요. 6시간의 눈과의 사랑은 다음을 기약하고 상원산장을 끝으로 오늘산행을 마감했답니다. 함깨한 꽃사슴과나뭇꾼 둥굴이님 힘들었지만 멋진 산행이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