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사고의문-프레시안펌
"대구지하철, 인재 혐의 짙다"
<속보> 엔지니어와 철도노조의 잇따른 문제제기
2003-02-19 오후 3:58:40
대구 지하철 참사가 '인재(人災)'가 아니냐는 지적이 과학전문가와 노동단체들에 의해 잇따라 제기돼 주목된다. 특히 이번 참사의 큰 원인이 된 대구 지하철의 '전원 자동차단'과 '지하철 직원들의 늑장 대응'에 대해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앞으로 큰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다음은 한국과학기술인연합 홈페이지(www.scieng.net) 게시판에 게제된 ‘대구 지하철 사고의 의혹’이란 글과, 전국철도노동조합의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와 관련한 입장 표명이다.
전기, 계장 분야의 실무 경험을 갖고 있다는 황서종이라는 ID의 필자는 이번 대구 지하철 사고가 전원의 ‘자동차단’때문이라는 지하철 관계자들의 증언에 강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자동차단은 있을 수 없는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필자는 화재감지장치, 수동 개문(開門)장치 등에 대한 여섯 가지 과학적 분석을 제시하며 이번 사고가 승객 안전에 대한 의무감 없는 운전자와 당황한 지하철 관계자들에 의해 더 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철도노조측은 현재 우리나라 철도 노동자들의 근무여건이 기관사 혼자서 화재와 같은 비상사태에 대응하도록 되어 있다며 이번에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게 된 참사의 이면에는 평소 비용절감만을 생각한 사측의 경영 방식에 큰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음은 한국과학기술인연합에 게재된 기자와, 이날 철도노조가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대구 지하철 사고의 의혹
이번 사고는 의무감 없는 운전자와 당황한 지하철관계자가 만들어낸 황당한 사건이라는 생각이다. 나는 전기, 계장 분야의 실무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이번 대구 지하철 사고의 의문점을 말하고자 한다.
지하철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할 경우 자동으로 단전이 된다"고 말했다. 이것은 거짓말이다. 여기에서 도대체 어떤 전원차단기가 동작했다는 것인지를 확실히 해야한다. 지금까지의 뉴스로 보아 전동차주행용전원과 역내설비용전원이 모두 차단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하철에서 사용되는 전기는,
- 전동차주행용 직류전원설비 : '전동차주행'을 위해 직류전원을 사용하는 것으로, 철로상부의 '+'선로와 철로 자체가 '-'선으로 작용하여 전원이 공급되는 설비
- 역내설비용 교류전원설비 : 역사 내에는 별도로 교류 전원이 공급되는 설비로 전등, 전열, 기타의 부하에 전원을 공급되는 설비
로 분리되어져 있다. 이 둘은 아무런 관련이 없고 각각 별개로 구분되는 것이다.
지하철관계자는 이 두 전원공급장치의 차단기가 모두 차단되었다고 말한다. 나는 이것이 사고를 더 크게했다고 생각하며 아래와 같은 여섯 가지 문제를 제기한다.
1. 연기가 발생할 경우 전동차주행용전원설비 차단기가 자동으로 전동차가 멈추도록 되었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전동차 주행용 전원을 단순히 연기감지기에 의해 동작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화재감지기는 열감지기와 연기감지기가 있는데. 이 두 감지기를 동시에 설치하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열감지기가 작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연기를 감지하자마자 전동차주행용전원을 차단한다면 그 자리에서 질식되어 죽으라는 말과 다름없다. 이처럼 중요한 전동차주행용전원을 차단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주행용전원을 차단한다면 다른 곳에 있는 모든 전동차 까지도 그 자리에 멈추고 만다. 그리고 주행용 전원을 차단할 이유가 어디에도 없다.
2. 화재가 발생할 경우 전기케이블을 타고 번지기 때문에 전동차주행용 전원과 역내설비용 전원을 차단한다는 것도 거짓말이다.
전기케이블을 타고 불이 번지는 경우는 과전류에 의해 케이블 속에 있는 구리선이 히팅(전기히터처럼 벌겋게 달아오르는 것)되는 경우에만 가능하고 케이블 자체도 내화(耐火)케이블을 사용하게 되어있어 불이 번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또 전동차주행용전원설비는 모두 불에 타지 않는 철 종류로 설비되어 있기 때문에 화재가 날 리 없다. 또 역내비용전원은 전선이 모두 전선관 속에 매입되어 있기 때문에 화재와는 관련이 거의 없다.
전원설비는 과전류, 지락, 단락, 상불평형 등에 대해서만 보호(차단기 트립-전원차단)되도록 되어 있다. 어떤 경우라도 화재가 발생하였다고 해서 자동으로 단전을 되도록 설계하지는 않고 아직까지 그런 경우를 보지도 못했다.
3. 이번 사고에서는 비상등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화재감지설비는 작동하지 않았다. 이것은 지하철 관계자가 의도적으로 전동차주행용전원과 역내설비용전원을 차단했다는 의미이다.
4. 전동차 문은 공기압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전원이 차단되더라도 밧데리 전원만으로도 작동시킬 수 있고 이미 충전되어 있는 공기탱크의 압력으로도 문을 열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운전자는 자기만 내리고 자리를 피한 것이 틀림없다.
5. 주행용전원이 차단되면 자동으로 문이 닫힌다는 것도 거짓말이다. 전동차에는 비상용 밧데리 전원이 있고 스위치가 어떤 상태에 있느냐에 달려있다. 문을 열기위해서는 형광등 점등에 필요한 전기량의 4분의 1 정도만 있으면 파이롯밸브를 동작시켜 문을 열 수 있다. 문을 닫고 여는 것은 운전자가 의지만 있다면 주행용전원이 차단되더라도 열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지하철 1호선에서 남영역에서 지하서울역으로 진입할때 전동차는 무전원으로 운행한다. 하지만 전동차내에 전등이 들어오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6. 환풍기의 경우도 항상 예비용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서는 예비용을 동작시켜서 빨리 공기를 순환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전원을 차단해버렸으니 이 환풍기는 동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당시상황을 살펴보면,
전동차주행용 직류 공급설비의 차단기가 트립동작(자동전원차단)을 한다면 다른 모든 전동차가 정지한다. 그러나 당시 대구 지하철의 다른 전동차들은 정상적으로 운행되었다. 다른 곳에서 운행하던 전동차가 운행중에 정지되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그리고 반대쪽 피해 전동차는 트랩에 진입을 했기 때문에 차단기가 동작하지 않았음은 더욱 분명하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최소한 반대쪽 전동차(이하 2번전동차)가 트랩에 진입할때 까지는 차단기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차단이 안 된 상태인데 먼저불이난전동차(이하 1번전동차)는 왜 문을 열지 않았을까?
그리고 2번전동차는 왜 문을 열지 않았을까?
1번전동차가 트랩에 진입하여 열차문을 열었다 그리고, 승객이 내리고 탔으며, 다시 열차문을 닫았을 때 화재가 발생 했다. 이때 운전요원이 화재 발생을 몰랐다면 열차는 출발해야 한다. 그런데 1번전동차는 출발하지 않았고 2번전동차가 트랩에 도착할 때 까지도 문을 열지 않고 그대로 서있었다. 왜 그랬을까?
2번전동차가 전동차가 트랩에 도착했을 때 1번전동차에 불이 난 것을 알았다면 그대로 다음역으로 통과를 하던지 즉각 전동차문을 열고 승객을 대피시켜야 했다. 그런데 왜 멈추었고 멈춘 후에는 왜 문을 열지 않은 것일까?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백보 양보해서,
“1번전동차가 트랩에 도착 --> 1번전동차 문을 연다 --> 1번전동차 승객 내리고 탄다 --> 2번전동차 트랩에 도착 --> 2번전동차 승객 내리고 탄다 --> 1번전통차 문을 닫는다 --> 1번전동차 화재 발생 --> 2번전동차 문을 닫는다 --> 전동차주행용 차단기 전원차단으로 전동차운행 불가능 및 문을 못열음, 역내설비용 전원차단으로 구내는 깜깜해짐 --> 승객 사상”
이라는 경우를 상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이이 가능하려면 운전자가 문을 열거나 출발할 시간도 없이 화재가 발생하자마자 모든 전원을 차단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번사고는 의무감 없는 운전자와 당황한 지하철관계자가 만들어낸 황당한 사건이라는 생각이다.
글쓴이 :kds123kr(kds123kr@hotmail.com) 2003-02-19 17:4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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