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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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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렸을적에ㅡ그분 아니셨으면.


BY 엘리사벳 2001-08-05

전 너무도 조그마한 동네에서 태어났습니다.
경상북도 운문사를 끼고 돌아 첩첩산골 아늑한 고을.
서른 대여섯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곳.
저의 친정 부모님은 반 백년을 훨씬 넘게 그 자리 그 번지에서 꼼짝도 않으시고 살고 계십니다.
그래서 전 온집안이 이사를 간다는건 전혀 모르고 자란 셈입니다.

경북 청도군 매전면 매전국민학교.
제가 육년동안 다녔고
제 평생의 삶을 감사하게 살게끔 또아려준 너무도 소중한 저의 마음의 고향입니다.

그 곳에서 만난 고마우신 선생님.
지금은 고인이 되시어 제 마음속에 살아 계십니다.

삼년전 컴을 열줄 알면서 더욱 뵙고 싶었고
긴 글 읽으며 즐거움 쌓여와
짧은 글 쓰며 떨림 느껴와 더더욱 뵙고 싶었습니다.

반이래야 한 학년에 한 반씩 여섯 학급이 이 학교 전교생입니다.
언제나 1반 밖에는 더 있을 수가 없습니다.
1학년도 1반, 2학년도 1반...
대구 중학교로 유학와서 깜짝 놀랬는게 1반 ,2반.....8반
그것도 한 학년에 말입니다.

한반 몇십명이 모두 농사일을 하는 부모님을둔 자녀들입니다.
부모님 직업이 모두 똑 같습니다.
굳이 조금 다르다면 저희 부모님은 과수원과 농사일을 같이 하셨습니다.형편이 약간 더 나은 셈이지요.
그래서 제겐 전과가 있었고 수련장이 있었고 소년 동아일보를 구독했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글읽기를 좋아했답니다.
그런데 삼학년때 그 선생님은 제게 글을 잘쓴다고 늘 칭찬해 주셨습니다.그래서 저는 제가 정말 글을 잘 쓰는줄 착각하고 얼마나 많은 세월을 살았는지 모릅니다.
지금 생각하면 한반뿐인 그 학생들중에 다 똑 같았을건데 말입니다.
선생님께서 칭찬해주신 이 제자는 지금도 긴 글 읽기를 즐겨하며 짧은 글 쓰기를 너무도 즐겨합니다.
아마 선생님 아니셨으면 오십이 다 된 제가 이렇게 딴 세상이 있는줄 알기나 했을라구요.
언제나 칭찬해 주셨던 잊을 수 없는 선생님과
그 첩첩 산골에서 어린 저에게 소년 동아일보를 구독하게 해주신 어머님께 한없는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