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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자녀라는 이유로 재산도 한 푼도 증여 받지 못하고 부모 부양 까지 하는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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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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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다


BY 농부아지매 2003-02-09

다행이다
남편이 산 로또복권이 1등에 당첨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남편은 물론 혹시나하는 기대로 샀겠지만.....
그러면서 1등에 당첨되면 그돈으로 뭘할까 궁리해보기도 했지만.....
난 당첨되지 않기를 바랬다.
내 소원은 이루어졌다.

맑은날 벼락에 맞을 확률보다도 낮다는 그놈의 1등 확률에 사람들이 목매고 몰려드는 그 마음을 모르지는 않지만
내게는 그것이 말그대로 벼락맞는 일이 될것이란 생각에 두렵기까지 하다.

만일 1등에 당첨이 된다면
난 실감할수 없는 그돈을 손아귀에 잡고도 사탕하나 살 수 없을 것이며.......
갑자기 이웃들이 두려워질 것이며
대문도 없고 현관열쇠도 없는 우리집에서
다신 편하게 잠잘수도 없을것이며
아이들을 학교에 맘놓고 보낼수도 없을것이며
가까웠던 친척들하고도 서먹해질 것이며
몰랐던 친지들이 마구 생길것이며
밥도 하기 싫고 청소도 하기 싫어질 것이며
아이들에게 사탕을 줘야할지 밥을 줘야할지 몰라 굶길지도 모르고
힘든일 속에서도 서로 땀닦아주며 웃어주던 우리부부는
다신 아무 이야기도 나눌 수 없을지도 모른다.
열심히 일해야 할 이유가 없어질 것이고
사는 이유조차 없어질지도 모른다.
천원짜리 만원짜리만 상대하던 내 손은
결코 그것들과 친해질 수 없을것이다.

내게 있어서 복이란 아주 조금만 모자라는 것이다.
채울수 있는 빈자리가 있는것
가지고 싶은 부족함이 있는것
오르고 싶은 꿈이 있는것
그렇게 아주 조금만 부족했으면 좋겠다.
너무 너무 부족한것은 힘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