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겨울이 불렀었져?
어제 신랑이 서랍에서 뭐좀 꺼내려다가 내친김에 필요없는거 버린다고 서랍을 통째로 엎었는데.. 거기서 제가 결혼전부터 써오던 일기장이 발견됐답니다.
펼쳐 보니... 1993년 2월 7일... 일요일 새벽 2시 50분..
아.. 10년전에도 나는 역쉬나~ 밤잠이 없었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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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탄 월급이 하도 엉망이라 오늘 실장과 담판을 지려고 했는데 바빠서 못했다. 월요일날 보자.
그이에게 (그이라 함은.. 지금의 울 신랑 ^^)넥타이 핀을 사주고 싶었다. 그래서 선물의 집을 몇군데 둘러봤지만 맘에 드는게 없었다.
내가 번돈으로 아구찜을 사주었는데.. 맛잇게 먹는 걸 보니 안먹어도 배가 부를 것 같이 기분이 좋았다.
부모눈에는 자식 입에 먹는 것 들어 가는게 젤로 좋아 보인다너니. 꼭 그게 내 맘만 같다.
다른 남자가 개걸스럽게 먹었다면 추접해 보이구, 며칠 ??은 거지처럼 보일텐데.. 그이가 먹을 땐 질질 흘리고 먹든. 쩝쩝 대고 먹은 다 이뻐보이니....
아무래도 안과에 가봐야 되겠다 ^^*
아빠가 대전에서 쓰시던 물건을 집에 들여놔서 가뜩이나 좁은 집이 더 좁기만 하다. 일주일 동안 밀린 빨래를 1시까지 하고 머리 감고 들어오니 엄마가 내 방에 누워 계셨다.
또 무슨 잔소리를 들어야 하나--싶어 빨래거리를 마루에 앉아 만지작 거리다가 하는 수 없이 들어갔다.
회사 얘기며 결혼 얘기며...
순순히 대답했더니. 엄마는 혼자서 나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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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훗..
웃겨라..
아주 눈에 콩깍지가 제대로 씌었구만..
내손으로 썼던 일기였건만.. 우째 단 한줄도 기억이 되살아 나질 않는걸까요.
다시 한번 일기를 한번 써볼까.... 생각중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