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2월6일 맑음 (경남 사천) 남양동-대암재(동원재)-너덜-망바위-새섬바위-와룡산(민재봉)- 665봉-청룡사-와룡동 설이 지나고 10 여일만에 산행을 할려니 몸도 컨디션이 안좋아 남해로 여행가는 기분으로 새벽에 집을 나서니 날씨도 그리 춥지않고 입춘이 지나서 그런지 봄이 느껴지는듯 하더군요. 처음찾은 와룡산 대진고속도로 개통으로 남해의 산들을 당일로 다녀올수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어요. 남해들녁에는 파릇한 보리들이 고개를 내밀고 벌써 쑥 케는 아낙들의 모습에서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낄수 있었죠.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눈쌓인 풍광은 자취를 감추고...... 오늘 산행기점인 남양동에 도착 산행을 시작했어요.(10시40분) 지난주까지 눈만 보이던 설산은 이곳에서는 찾아볼수가 없어요 마치 따스한 봄날마냥 바람도 없고 내려쬐는 햇살을 받으며 두터운 자켓도 벗어버리고 티셔츠차림으로 오르는데 남편은 반팔티차림이군요.자기가 무슨 이팔청춘이라고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어느정도 오르니 대암재 우측으로 상사바위가 그 장엄한 자태를 보이고,산아래 펼처지는 다도해의 작은섬들이 구름한점 없는 쪽빛 하늘과 어우러져 가슴이 탁트이는것 같아요. 좌측 능선으로 오르면서 양쪽으로 조망이 탁 트여 얼마전 지리망산 주능선을 오를때의 기분이더군요 너덜길을 지나 슬랩의 아슬아슬한 스릴도 만끽하며 상투바위 베널바위를 지날때는 깍아지른 절벽에 공포도 느끼며 네발로 기면서도 아름다운 조망에 넋을 잃었답니다. 산은 그리 높지않은데도 만만한 산은 아니였어요. 새섬바위봉에 도착 왔던길을 돌아보니 그렇게 아기자기한 산새가 멋져보일수가 없었지요 . 봄이면 진달래가 수놓을 주능선 눈이 녹아내려 등로는 질적거려 미끄러웠어요. 드디어 와룡산정상인 민재봉에 도착 이곳에서 점심을 먹으며 바라보는 풍광은 부드럽게 번지는 구름사이로 올망졸망 작은섬들이 한폭의 산수화를 보는듯하고 얼굴에 스치는 훈풍은 만일 내가 새라면 훨훨 날아가고픈 기분이었지요. 정상에서 다른곳으로 빠진 님들을 남편이 찾아오고서야 우리는 하산을 하기 시작했어요 665봉을 지나 기차바위 조금 못미처 갈림길에서 우리는 청룡사로 하산하고 남편과 나뭇꾼은 종주하기로 했답니다. 끝내 아쉬워하는 꽃사슴, 너무 시간이 늦었다고 여기서 하산하라는 회장님 말씀에 우리는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했어요. 너덜길로 이어지는 가파른 내리막 정말 이길은 피하고 싶은 하산로예요, 한시간 이상 이어지는 너덜길에 무릎과 발목이 안좋은 저로서는 여간 고통스러운게 아니였어요. 거기다 요즘 팔도 자유롭지않아 고전중인데...... 지난밤에도 팔이 너무 아파 진통제로 견디었거든요. 와룡산을 찾는 분들은 이곳은 꼭 피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청룡사를 지나 길게 이어지는 아스팔트길 와룡동에 도착 산행을 마감했지요. 종주로 갔던 남편일행은 우리보다 먼저 용두종점에 도착한걸보니 아마 달리기를 한 모양이예요. 가끔씩은 해방시켜 마음껏 산행하도록 해야겠어요 마누라 힘들다고 내베낭까지 둘러메고 뒤에서 올라오니 얼마나 힘들겠어요. 산행을 끝낸 우리들은 삼천포항에 들려 바다내음을 느끼며 싱싱한 회와 곡차한잔에 하루의 피로를 풀고 서울에 도착하니 밤 10시30분 그동안 쌓였던 일상의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듯......... 늦어도 일주일에 한번은 산 공기를 마셔야지 활력이 넘치니 이것도 큰병인것 같아요 자연과 더불어 호흡하고 땀을 흘리니 이렇게 정신건강에도 좋고 마음도 자연을 닮아서 너그러워지니 우리님들 모두 산으로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