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아버님을 뵈었을때 제가 맘에 안드시나보다 했습니다.
너무 말씀도 없으시고 눈도 안 마주치셨거든요....
결혼하고 혼인 신고를 해야 하는데 주변 길 지리에 약한 저를
구청까지 안내해 주시기 위해 동행 하셨습니다.
그런데 어찌나 빠르신지,또 뒤도 안 돌아 보시는지
걸음 느린 저는 자칫하면 안내자인 아버님 마저 잊어버리게 될 상황이였습니다.
아버님은 걸으시고, 전 옆에서 뛰고,제가 조금만 힘들면 간격이 많이 벌어지고
하는 수 없이 아버님 팔을 붙잡고 팔장을 꼈습니다.
사실 남편이랑 연애할때도 먼저 팔장 낀 것이 저였거든요...
아버님이 조금 주춤 히시더군요....
시댁은 딸이 없습니다.
아주버님과 제 남편. 아들만 둘이 시거든요...
아들이 팔장 껴 줄리 없을테고, 어머님도 아버님 팔장끼고 다니시는걸 못 봤고..
그런데 제가 감히 팔장을 껴 버린거여요...
그 날 덕분에 구청으로 아버님과 데이트 했죠 뭐...
그러면서 아버님이 처음 저 대한 날
제가 맘에 안 드시는 것이 아니라
부끄럼을 많이 타시는 것이란 걸 알게 ?營윱求?..
지금은요?처음 보다는 그래도 말씀을 많이는 하셔요
어제요 시댁에 안 놀러 갔다고 조금 삐지셨어요
(아버님 이런 표현 써서 죄송합니다.)
시댁이 바로 앞동이거든요
일주일에 두세번 놀러 가는데
어제 친구 집에 놀러가서 수다 떠느라 못 갔답니다.
내일 놀러 갈께요 말씀 드리니
"나 내일 없다. 어디 안 나가는데 내일 와도 문 안 열어 줄거다"
하시지 뭐여요....그래서 죄송하다고 빌고
문열어 줄때까지 문 앞에서 노래나 부르고 있겠다고 했죠..ㅎㅎ
설마 저는 안 열어 주셔도 눈에 넣어도 안아픈 손주도 있는데
문 앞에 세워 두시겠어요....
오후에 시댁에 가서 두 분만 계시는 적적함 달래드려야 겠어요
겸사 겸사 맛있는 저녁 얻어 먹구요...
저 참 얌채 며느리죠...
해드리지는 못할 망정 음식 잘 못한다는 핑게로
얻어 먹구요.....
맛난거 먹구와서 보고 드릴꼐요....
이 방을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