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월23일 눈 (강원도 태백시) 화방재-유일사-태백산정상(장군봉1566m)-천제단-부쇠봉-문수봉- 소문수봉-당골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찾는 민족의영산인 태백산 아마 이번산행이 여섯번째가 아닌가싶어요. 작년처럼 멋진 설경을 기대하며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강원도로 접어드니 눈이 내리기 시작했어요. 차량들은 거북이걸음이고 제설작업이 안된 국도는 우리버스도 예전보다 좀 늦은 11시10분에 화방재에 도착 산행을 시작했지요. 싸락눈이 살포시 내리는 가운데 지난밤부터 내린눈은 온산하를 하얀 눈꽃세상으로 만들었어요. 산이 뭍힌듯 눈에 덮힌듯 우리를 태백산의 하얀 유혹을 뿌리칠수 없었답니다. 이렇게 눈을 맞으며 산행하기는 정말 오랫만이였어요 정겨운 산우들과 시작부터 이어지는 오르막 워밍업 할 틈도 없이 오르니 숨이 차오르네요 가쁜숨을 잠시 고르며 어느정도 오르니 산령각, 날씨도 포근해서 산행하는데는 별로 어려움이 없었어요. 처음산행하는 꽃사슴부부의 딸 걱정을 많이 했는데 역시 젊어서그런가 잘도 가는군요 남편은 우리딸마냥 귀여운 모양이예요. 열심히 설명해주며 보살피네요 하늘에선 여전히 눈이 내리고 나뭇가지 풀잎마다 살포시 내려앉은 풍광은 마치 숲속 음악의 속삭임이 들리는듯....... 우린 어린아이마냥 하늘을 향해 소리치고 싶었답니다. 눈은 사람의 마음도 정화시키는 능력을 가졌나봐요. 이렇게 즐겁고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으니...... 눈속에 파뭍혀 산행하다보니 유일사갈림길에 도착했어요. 많은 산꾼들이 갑자기 많아져서 나란히 줄을 서서 가는 모습도 보기좋네요. 오름길을 어느정도 가니 살아천년 죽어천년을 산다는 주목군락 설화가 핀 주목은 한마디로 정말 멋져보이는군요 파란하늘을 보여주던 하늘은 갑자기 안개미로속으로, 멋진 산능선은 볼수없었지만 눈은 점점 함박눈으로 변하고 장군봉을 지나 천제단에 서니, 많은 산꾼들로 붐비고 태백산정상표지석엔 흔적을 남기느라 정신 없었지요. 우린 문수봉 가는 길목 구상나무 밑에서 즐거운 점심시간 각자준비한 보온도시락에 뜨거운 물을 부우니 김이 모락모락 눈밭에 앉아 눈을 말아먹는 이 맛도 운치를 더하고..... 문수봉 가는길목에서 펼처지는 우리들의 비닐 엉덩이 썰매 모두 즐거운 표정으로 잘도 타네요 저는 아마 환갑이 넘는 나이가 되도 이버릇은 못버릴것 같아요 하얀눈을 덮어쓴 문수봉 돌탑을 지날때는 눈보라에 바람까지 불어 추위가 느껴졌어요 소문수봉을 지나 당골로 하산할때까지 썰매타느라 눈속을 얼마나 굴렀는지 동심으로 돌아가 마냥 즐거웠답니다. 눈으로 시작해서 눈으로 끝난산행 하늘에선 함박눈이 더 세차게 온세상을 은빛으로 만드는군요 당골 눈꽃축제장엔 많은 인파로 정신이 없었어요 고요한 산속에 있다 하산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다음산행을 준비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