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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위에 배를보인 승용차


BY 아침이슬 2003-01-24

잠이 덜깬 아침이
창밖을 기웃거리는 새벽..
가만히 문을 열어보니 온세상이 어제 내린 눈으로 솜이불을 덮고
자고 있었습니다....
남쪽이지만 덕유산 아래 산간지방이라 겨울이면
눈이 많은 편인데 이여자 이번 겨울엔 눈한번
구경하지 못한채 보내나 해서 많이 섭섭하던 차였습니다...
근데 23센티나 되게 내린 눈이 겨울맛에 흠뻑 취하게 해 주었습니다...
역시 겨울의 맛은 눈이 제격인것 같습니다...
어제 낮에 질퍽거리던 모습들도 새벽엔 꽁꽁얼어 있었고...
우리 딸아이 키만큼이나 자란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려
그야말로 손으로 쓰윽 쓸어보고 싶은 만큼 마음이 즐거운
아침이었습니다...

차츰 잠이 깨어오는 아침을 맞으면서 바지런히
사무실로 내려올 차비를 하곤
이담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야무진 꿈으로
탁구부에 들어 방학인데도 아침아홉시부터
저녁여섯시까지 맹훈련중인 초등학교 2학년인 딸아이를
데려다 주기위해 우리집 남자차를 타고 집을 나섰습니다...

아.........!!!!!!!!!!!!!
이게뭐야....이게뭐야....우화..........!!!!!!!!
눈앞에 펼쳐진 모습에 전 정신이 아찔했습니다...
미치고 환장하겠더라구요....
분명 어제 낮에 다 녹아 버린 눈이 나뭇가지를 새까맣게
제모습으로 돌려 놓았었는데...
풀들도 태양의 빛에 허물없이 눈을 털어냈었는데...
다시 눈꽃아닌 얼음꽃이 나무며 마른 풀대위에 피어있었으니...
거기에 참새떼가 오물오물 앉아 있는 모습...
님들 전 아직 이런모습을 본적이 없었습니다...
서릿발이 내려도 저런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어제 녹아내린 눈의 습기가 채마르기 전에 밤이 되어
기온이 내려가니 그게 얼음꽃이 되었나 봅니다....
저 혼자(우리집 남자는 메마른 감성의 소유자입니다..) 보기엔 너무 아깝고 황홀한 풍경이었습니다...
설레이고 감동적인 겨울 모습이었습니다..
이여자 한동안 그 광경에 마음을 뺏기고 있는데
뭔가 로켓이 쌩하고 지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하얀 승용차가 반들반들 얼어 붙은 길위를
죽을 힘을 다해 달려 가고 있더라구요...
아이구....저 미친놈....죽을려고 스탭밟는거야 뭐야 아침부터
아이구 저를 어째.....채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차가 다시뒤로
휙날아오더니 우리차옆에서 뺑글뺑글 여섯바퀴를 돌아버리더니
다시 로켓이 발사되는 모양으로
뒤로 휙날아가더니 가로수에 쾅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부딪히더니
완전히 뒤집어져 배를 하늘로 보이며 누워버렸습니다....
으악....으악........내가지른 비명에 내가놀라고...
이이들도 비명을 지르고. 우리집 남자도 핸들을 꼭 붙들고 얼어버리고
어머머머...어떡해....저걸어떡해.....
손을비비고 쥐었다 폈다.....아 이지옥같은 기분...
우리집남자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잠깐만 내가 가보고 올께
미끄러워 엉거주춤 뒤집어진 차 옆으로 다가가 안을 들여다보는
우리집 남자가 아스라이 보이는 그시간 떨리는 가슴을 진정하고 있는데
슬며시 기어나오는 그운전자....아...죽지는 않았구나....
다행이구나....
저사람 저승까지 같다 그래도 죽을 운이 아니라 되돌아왔구나...
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우린 사람들이 모여들길래 다시 길을 재촉하며
사무실에 무사히 도착했다....
눈이 오니 좋긴 하였는데 놀라고 무서워서 자꾸만 마음이 떨린다...
조금만 속도를 줄였으면 무사히 잘 갈수 있었을 것을
그 젊은 아인 뭐가 그리급해 그리도 속력을 냈었을까...하는 마음이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님들 미끄러운 눈길 조심하세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