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특정 국가와 국민을 모욕하면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법안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50

당신과 나 사이에 저 바다가 없었다면...


BY 후리랜서 2000-12-08

남이 하는 외도는 불륜이고,
내가 하는 외도는 아름다운 사랑이고...

남이 웃기는 건 주책이고,
내가 남을 웃기는 건 유머이고...

남이 명퇴 당한 것은 무능력한 지 탓이고,
내가 명퇴한 것은 범국민적인 나라탓이고...

남이 시를 끄적이는건 소녀취향이고,
내가 시를 쓰는건 문학수업이고...

남이 가는 해외여행은 외화낭비하는 골 빈 행동이고,
내가 가는 해외여행은 골을 채우기 위한 도전정신이고...

남이 메일을 보내는건 시간이 남아도는 쓸데 없는 짓이고,
내가 메일을 보내는건 시간을 쪼개쓰는 알뜰한 짓이고...

남이 애완견을 키우는건 동물학대로까지 몰아 세우고,
내가 애완견을 키우는건 동물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고...

처녀적 직장을 다닐때는 소문이 무성했었다.
누가 누구와 그렇구 그런 사이라더라...
누가 누구와 잤다더라...
누구의 마누라가 와서 머리채를 흔들었다더라...
누가 누구를 찼다더라...
사람을 접하기만 하면 발도 안 달린 소문이 먼저 당도해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건 당사자만 모르고 있는게 소문의 정체이다)

나는 눈에 띄는 사람이 아니어서(조용해서 가끔 눈에 띄기도 한다)
그런 소문의 주인공은 될 수 없었지만,
그 시절엔 왠지 사람을 만나는게 겁이 났었다.
남을 좋게 말하기보다는 나쁘게 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속성이 싫었다.
그런 가벼움과 비틀림이 진저리나도록 싫었다.
그리고 남을 생각없이 가볍게 말해버리는 사람들과
똑같은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스스로 '왕따'가 되어갔다.

'나'와 '너'가 어떻게 달라서일까?
과연 '나'와 '너' 사이에 무엇이 있어서일까?
우리네 땅덩어리처럼 삼팔선이라도 가로막혀 있는 것일까?
우리가 남을 향해 갖는 시선이란,
치료제 없는 에이즈 같은 것일까?

'나'와 '너'
서로의 입장과 생각이 천차만별이란...
분명 오해의 소지도 있을수 있는거지만,
반대로 그마만큼 이해의 폭도 커질수 있다는걸
잊고 싶지 않다.

벌써 12월이다.
이 해가 다 가기 전,
'너'에 대해서 가녀린 희망을 품어볼 일이다.
'나'는 '너'를 사랑하고 싶다.
그리고 사랑받고 싶다...
남을 사랑한다는 것이 고치기 힘든 습관처럼
그토록 어려운 일인 것일까?

겨울이니 곧 눈이 내릴 것이다.
창문을 열어 밤새 나도 모르게 쌓인 함박눈을 보고
탄성을 질러대는 마음처럼
우리도 남에게 힘껏 사랑의 환호를 보내보자.
'나'와 '너' 사이에 마음의 빗장을 활짝 열고,
"사랑해..."라고 외쳐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