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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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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썸머는 계속 되어야 한다.


BY 1004bluesky1 2001-07-28

 

  소중한 것은 늘 가까이에 있습니다

인디언 썸머는 계속 되어야 한다.

 

어느 날 문득 세월의 흐름에서

잠시 물러나 보니

예쁘게 포장된 채 살아가는

낯설은 제 모습을 만났습니다.

이게 아니라고

이런 건 결코 아니라고

고개를 흔들어 보았지만

이미 그 모습은 제 모습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제는 두꺼운 세월의 외투를 벗고 싶습니다.

짱가 노래에 흥분하고

열여섯 이후엔 나이 먹는 걸 잊어 버렸던

철부지 공주의 모습에 어울리는

진짜 가슴을 되찾고 싶습니다.

 

아이들의 생각과 글로 하루를 열면서

쌓여가는 내 가슴의 포장과

빗장을 열 용기를 얻었습니다.

 

저와 함께 가짜쥑이기를 하실 분

따스한 손을 내밀어 주십시오.

 

가짜 쥑이기는요?

가짜 쥑이기1. 일상에 숨은 가짜 찾아내기

가짜 쥑이기2. 동화에 엃힌 내면 바라보기

가짜 쥑이기3. 영화 속 진실 찾기

가짜 쥑이기4. 노래 가사에 담긴 진주 찾기

가짜 쥑이기5. 우헤헤헤 하하하 웃음으로 가짜 날리기


저는요?

이름은 윤빈, 나이는 열여섯으로 고정

(그 이후로 떡국을 안 먹었으니까)

학교는 적당히 마쳤고, 우리말도 배웠고

하는 일은 아이들과 생각 굴리기

그리고 배꼽잡는 얘기 만들기

좋아하는 가수는 김건모, 조성모

노래는 물론 짱가,아시나요

 

음악은 무조건 다 좋아하고

문학은 가짜 빼고는 다 좋아하고

취미는 내 맘대로 글쓰는 거,

눈치 안 보고 노래 부르는 거

특기는 대회 나가서 딴 사람에게 양보하기

숨 안 쉬고 정신없이 말하기

아이들에게 썰렁 개그하는 거

 

내가 사는 이유는

세상엔 사랑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연필이랑 책이 있으니까

그리고 내 글을 읽어주는

예쁜 마음들이 있으니까

 

 

인디언 썸머는 계속 되어야 한다.


 인디언 썸머는 계속 되어야 한다

 

  인디언 썸머라는 영화를 봤다.

멍하니 초점을 잃고 먼 곳을 응시하는 여주인공의 시선은 젊은 변호사의 감성을 뒤흔든다.

누군가 그랬던가 사랑은 교통사고처럼 갑자기  다가온다고

  "죽고 싶어요라는 말이 어떤 사람에겐 살려달라는 말 보다 더 애절하게    들린다"는 남자.

  똑같은 말을 들어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깊이 만큼 사람 사이는 다가서는게 아닐까?

갑동을 주기 이한 억지 결론 같다는 강한 인상을 남기며 결국 그녀는 사형을 택했고, 눈물로 그는 그녀를 보낸다.

  무죄 판결을 받은 재심후와 삼심 사이의 몇 일.

그 시간이 인생에서 그들에겐 인디언 썸머로 남으며

  겨울의 찬 손님을 맞기 전 가을.

서늘함과 익숙해지려는 시기에 찾아오는 열정의 여름 햇살.

가을에 만나는 여름의 마지막 몸부림 인디언 썸머.

그건 너무도 미약해서 어떤 이는 지나가는 것조차 모를 수도 있다는

그 인디언 썸머는 그것을 바라는 사람들에게만 찾아온단다.

 

  그렇다면 정녕 그녀는 그걸 바랬던 걸까?

  폭력과 감금을 일삼던 남편의 마수로부터 탈출을 시도했던 그녀가

마침내 그런 기회를 잡고 사정없이 달려나갔지만

결국 아무 데도 갈 곳이 없다는 현실이 그녀를  주저앉게 만든다.

그렇게 길들여진 채 살아온 세월이 혼자서는 설 수 없는 그녀를 낳은 것이다.

갈 곳이 남편이 죽은 끔찍한 집밖에 없는 현실.

그녀에게 남은 건 죽음의 길 뿐.

  그렇다. 부부싸움을 하고 나면 나가고 싶어도 갈 곳이 없더라는 아내들의 넋두리를 자주 듣는다.

철저하게 길들여져 살아가다 보면 안식은 결국 또 다른 감옥이 되는 걸까?

  "나 오늘 안 들어올 꺼야."

하고 나가서는 어김없이

  "진짜 나가려고 했는데 갈 때가 없더라."

하며 돌아오는  그처럼. 고맙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하고.

뭐니뭐니해도 돌아갈 곳이  이곳밖에 없다는 그 절실함.

  자꾸만 살고싶어지게 하지 말라는 말을 남긴 채 그녀는 떠나는 자의 길을 택한다.  

 

  누구나 한 번 쯤은 인디언 썸머를 기다리지 않을까?

기다린다고 모든 게 오는 것은 아니겠지만 아직도 기대할 무언가가 남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다림은 행복함으로 바꾸어지는 게 아닐까?

  나의 염원이 그런 시간을 부를 수 있다는 걸 난 아직도 믿는다.

새로운 시간에 대한 설레임.

 단지 바라고 싶은 게 있다면......

 왜 다른 사랑이어야만 하는가?

내 곁에 있는 바로 그 사람과 그렇게 첫사랑의 떨림으로 나를 이끌어 주었던

바로 그 사람과 또 다른 인디언 썸머를 설계해 봄이 어떨는지.

   아직도 사랑이 남아있다면 서로가 바라는 새로움을 다른 곳에서 찾기보다는 서로에게 요청함이 어떨런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바꾸고자 하는 노력.

그 또한 더 깊은 배려와 사랑이 아닐까.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은 다 변한다.

하지만 그 변화의 방향을 서로 설계하여 맞추어 나갈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인가?

누군가 사랑은 두 사람이 한 곳을 바라보며 나아가는 것이라고 하지 않았든가     

  가을을 지나 겨울을 맞는다 해도 그와 함께 맞이하는 또 다른 날들을 기다리는 기쁨이 남아있다면

여름의 정열만큼 그 또한 가치 있는 시간이 아닐까?  

 

 

  이제 완연한 여름인가 봅니다.

 조금 무거운 이야기죠?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참 다양한 것 같아요.

누가 그러대요. 돈도 안 되는 일에 뭐하러 그렇게 정열을 쏟아 붓느냐구요.

글세요. 전 그래요. 그냥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운명 같은 게 느껴져요.

안 그러고는 못 살 것 같은

 무언가로 인해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기도 하구요.

 다 여러분들이 주시는 행복입니다.

 미흡한 글에 보내주시는 성원! 그 힘으로 또 하루를 엽니다.

 


<올 여름엔 사랑하는 이와 여기 어때요.>

            윤빈이의 칼럼 <가짜 쥑이기>로 가시려면 여기를 누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