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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이럴까?


BY 박 라일락 2003-01-21

내가 왜 이럴까?

눈앞이 아찔하고 하늘이 노랗다.
아니, 
이곳이 안방이니 천장의 높낮이가 빙글빙글..오락가락한다.
벌써 손가방을 홀라당 수없이 털고 또 털었지만 보이지 않는다.
몇 시간 전에 분명 가방 속에 꼭 챙겨 넣었는데 말이다.

다시 기억을 더듬어 본다.
은행일 보고 곧장 집으로 온 기억밖에 나지 않는다.
내가 어디를 돌아다니다가 잃어버렸단 말인가?
헤어나지 못할 미로 속에서 가슴만 답답하고 울고 싶은 심정이다.
그렇다고 울 수도 없는 노릇....
누구에게 하소연도 못하고..
이를 어쩌지?
 
아침 9시 땡!
아침 일찍 아침밥도 안 먹고 은행엘 갔다.
부자들의 잣대로는 그리 큰 돈은 아니지만 
나에겐 거금인 매월 3십만원을..
만 3년, 
36개월 용돈 아끼고 아껴서 
개구리 짐 받듯이 힘들게 적금을 부었다. 
만기가 된 금액이 1천만원하고 백만원이 좀 넘게...
노후에 황금이 없는 것 보담 가지는 것이 좋을 것 같고..
좀 더 편안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에서..
자식들도 몰래 살짝꿍 저축한 구리알같은 황금이 아닌가 말이다.
 
그런데..
꼭 공짜 돈 생기는 것처럼 쓸 곳이 나선 것이다.
즉 돈이 눈이 밝아서 미리 선수를 친다고 할까..

지난연말 수협에서 어대금 전액결재를 요하기에 
딸아이에게 몇 천만원을 차용했고..
비상금에서 일부를 갚고 나머지 천만원을 갚아 주야하기에 
일천만원 자기앞 수표로 받고 나머지 현금으로 수령했는데.. 
집에 와서 이일저일 볼일 다보고 가방을 열었더니
그 수표가 오간데 없이 행방불명이 되어버렸으니..
이 놈의 수표가 도체 하늘로 솟았는가? 
아님, 땅속으로 기어 들어갔단 말인가?
도체 오리무중이다.
 
안되겠다.
은행엘 SOS전화를 넣었다.
행여 창구에 수표가 떨어져 있지 않느냐고..
‘없다는 은행 아가씨의 대답에 
힘이 쭉~빠지고 기운이 하나도 없다.
일단은 수표 지불정지를 요하고..전화를 끊고 
냉수 한 컵을 벌컥벌컥 마시고 정신을 차린 후.. 
은행을 나온 후 어디로 갔는지 기억을 더듬었다.
‘그래 맞다. 
그 곳엘 갔다. 은행 길 건너 하나로 마트에!‘
변비 땜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먹는 유산균음료수 사러가서
손지갑을 내면서 수표가 붙어 나왔다는 예감이 스친다.
오나가나 그 놈의 변비가 말썽이다.
 
일분일초가 급하다.
한걸음에 달려가서 수표를 찾아야겠는데 교통수단이 또 말썽이다.
영덕에 세금자료 받으러 차를 가지고 나가 버렸으니... 
에 쉬!

다시 은행 아가씨한테 전화를 넣었다.
길 건너 마트에서 수표를 잃어버린것 같으니 빨리 가봐 달라고..
2분이 안되어서 따르릉 전화가 울린다.
구세주 같은 .....
전화 소리 땅에 떨어질까 봐 얼른 받았지 랑..
‘3번 아줌마요. 걱정 노이소. 수표 찾았습니다. 
오셔서 찾아 가이소‘
‘응 알았어 정말 고맙데이..’
 
오늘 아침..
나를 사이코의 환상미로 속에서 머물게 했던 3시간..
내가 왜 이럴까?
정말 처음 당한 황당한 사건이다.
설마 치매시초의 징조는 아니겠지..
있을 수 있는 실수라고 생각하고 싶다. 



내가 왜 이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