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이 아찔하고 하늘이 노랗다. 아니, 이곳이 안방이니 천장의 높낮이가 빙글빙글..오락가락한다. 벌써 손가방을 홀라당 수없이 털고 또 털었지만 보이지 않는다. 몇 시간 전에 분명 가방 속에 꼭 챙겨 넣었는데 말이다. 다시 기억을 더듬어 본다. 은행일 보고 곧장 집으로 온 기억밖에 나지 않는다. 내가 어디를 돌아다니다가 잃어버렸단 말인가? 헤어나지 못할 미로 속에서 가슴만 답답하고 울고 싶은 심정이다. 그렇다고 울 수도 없는 노릇.... 누구에게 하소연도 못하고.. 이를 어쩌지? 아침 9시 땡! 아침 일찍 아침밥도 안 먹고 은행엘 갔다. 부자들의 잣대로는 그리 큰 돈은 아니지만 나에겐 거금인 매월 3십만원을.. 만 3년, 36개월 용돈 아끼고 아껴서 개구리 짐 받듯이 힘들게 적금을 부었다. 만기가 된 금액이 1천만원하고 백만원이 좀 넘게... 노후에 황금이 없는 것 보담 가지는 것이 좋을 것 같고.. 좀 더 편안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에서.. 자식들도 몰래 살짝꿍 저축한 구리알같은 황금이 아닌가 말이다. 그런데.. 꼭 공짜 돈 생기는 것처럼 쓸 곳이 나선 것이다. 즉 돈이 눈이 밝아서 미리 선수를 친다고 할까.. 지난연말 수협에서 어대금 전액결재를 요하기에 딸아이에게 몇 천만원을 차용했고.. 비상금에서 일부를 갚고 나머지 천만원을 갚아 주야하기에 일천만원 자기앞 수표로 받고 나머지 현금으로 수령했는데.. 집에 와서 이일저일 볼일 다보고 가방을 열었더니 그 수표가 오간데 없이 행방불명이 되어버렸으니.. 이 놈의 수표가 도체 하늘로 솟았는가? 아님, 땅속으로 기어 들어갔단 말인가? 도체 오리무중이다. 안되겠다. 은행엘 SOS전화를 넣었다. 행여 창구에 수표가 떨어져 있지 않느냐고.. ‘없다는 은행 아가씨의 대답에 힘이 쭉~빠지고 기운이 하나도 없다. 일단은 수표 지불정지를 요하고..전화를 끊고 냉수 한 컵을 벌컥벌컥 마시고 정신을 차린 후.. 은행을 나온 후 어디로 갔는지 기억을 더듬었다. ‘그래 맞다. 그 곳엘 갔다. 은행 길 건너 하나로 마트에!‘ 변비 땜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먹는 유산균음료수 사러가서 손지갑을 내면서 수표가 붙어 나왔다는 예감이 스친다. 오나가나 그 놈의 변비가 말썽이다. 일분일초가 급하다. 한걸음에 달려가서 수표를 찾아야겠는데 교통수단이 또 말썽이다. 영덕에 세금자료 받으러 차를 가지고 나가 버렸으니... 에 쉬! 다시 은행 아가씨한테 전화를 넣었다. 길 건너 마트에서 수표를 잃어버린것 같으니 빨리 가봐 달라고.. 2분이 안되어서 따르릉 전화가 울린다. 구세주 같은 ..... 전화 소리 땅에 떨어질까 봐 얼른 받았지 랑.. ‘3번 아줌마요. 걱정 노이소. 수표 찾았습니다. 오셔서 찾아 가이소‘ ‘응 알았어 정말 고맙데이..’ 오늘 아침.. 나를 사이코의 환상미로 속에서 머물게 했던 3시간.. 내가 왜 이럴까? 정말 처음 당한 황당한 사건이다. 설마 치매시초의 징조는 아니겠지.. 있을 수 있는 실수라고 생각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