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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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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무들은 간곳 없고 파도만이...


BY 물안개 2003-01-17

아버지 삼우제를 끝내고 우리 형제들은 고향 집에 들려 점심을 먹기로 하고 여수에서

아예 삼우제 음식과 점심을 같이 준비해서 일찍 출발했다.

옛날에 70여호가 살땐 동네에서 운영하는 배가 있어 아무때나 쓰고 싶을땐 조금만 더주고

독선 이라는 걸 해서 다니곤 했는데...

사는 사람이 고작 20여명 뿐이니 다른동네 3 곳과 합쳐서 나라에서 배를 운영하고 있었다.

사람은 한사람당 500원만 내면 되고 ,현대인에게 맡게 차도 실고 다닐수 있게 만들어저
3만원을 주고 점심짐이 실려진 한대만 실고 갔었다.

그전에 동네에서 직접 운영할땐 그냥 공짜로 타고 다니고 바다에서 나는 톳이나 굴 따위를

공동으로 채취해서 그걸 팔아 배 운영 자금으로 ?㎨駭?

선창가에 배를 닿자 연로하신 호호 백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살아온 세월 만큼이나 얼굴에

주름살을 가득안고 우리들을 맞아주었다.

2년동안이나 돌보지 않은 우리집은 대문은 한쪽이 떨어져 나가고, 화단에 분재들은 주인을 기다리다

목이말라 고사하고 장독 옆 귤 나무는 때마추어 열었다 제때에 따주질 않으니 보기엔 노랗고

맛있어 보였는데... 입속에 넣으니 시고 질겨서 인상을 ?뿌리고 이내 뱉아내고 만다.

집 뒤란 늙은 감나무는 아직도 죽지 않고 튼튼한 거목을 자랑하고 잇었다.

집안 이곳 저곳 수도는 얼어서 물도 나오지 않았는데 그래도 뒤란에 우물은 얼지 않고 급한대로
주인에게 봉사를 했다.

난 4년만에 들려본 고향이라 이곳 저곳 둘러보고 싶어서 동생들과 웃끝을 먼저 가보았다.

웃끝엔 동백 숲이 있다.

뒤쪽엔 동백 숲, 앞쪽엔 바다가 펼쳐저 있고, 그 가운데로 편편한 시멘트길이 있어서

그 옛날,

무더운 여름 철이면 풋 처녀 풋 총각들이 고기 잡는 그물을 뜨기 위해 이곳으로 모여 들었다.

등 뒤 숲속에서 시원한 바람과 함께 매미들의 합창이 들려 오고 바다에선 여객선 들이 오고가며

유행가를 크게 틀어 놓아 배가 들어오고 나감을 섬 사람들에게 알렸다.

그 옛날 풋 사랑이 싹트던 그 기억은 생생한데 내 동무들은 간곳 없고,

을씨년스런 바람과 함께 애닮은 갈매기만 허우적거리고,

바다는 말없이 파도만 일구고 있었다.

웃끝을 뒤로 하고 우리들은 다시 반대 방향에 있는 목넘엘 가기위해 동네를 지나오는 동안
페가가 된 집들이 많았다.

그중에서 내 남자 동무였던 영민이네 집... 섬아이 같지않게 얼굴이 하얗고 키타를 질치고

노래를 잘하던 그 애는 청년이 되어서 어느날 바다에 고기 잡으로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파도가 치던날 배에서 실족사 했다던가...

내 풋 사랑이 싹트던 정식이네집 모두다 허물어져 가고 있었다.

초분골을 지나 (옛날 상주가 바다에 나가 장례에 오지 못하면 가묘를 ?㎱?기암 괴석이 즐비한

목넘엘 돌아가니 누군가가 와서 괴석들을 채취해 가져간 흔적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엇다.

어리던날 훌쩍 훌쩍 뛰어 넘던 바위 틈새들은 굼뜬 동작으로 무서워서 벌벌 떠니 남동생들이

이제 우리 누님들 다 되었네...놀리면서 손을 잡아 준다.

언제 또다시 가볼지 미지수인 고향 순례는 비디오 카메라에 담고 추억은 가슴속에 담아 간직한채

우리 형제들은 또다시 각자의 삶 속으로 뿔뿔이 흩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