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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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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뭔데...


BY 행복에맛 2002-12-31

이제 막 5개월에 접어든 예비엄마...
그저 뱃속에 아기만 예쁘고 건강하게 자라게 해달라며
기도하며 하루하루을 보내지만, 내면에선 또다른 욕심가
기대반 실망반... 머리가 복잡하다.

장남인 남편. 시어머니.남편 둘다 아들을 바라는 눈치가 여간아니다.
늘 시조카에게 "외숙모 뱃속에 딸이 있냐? 남자가 있냐?" 물어보면
아직 두돌도 안된 조카는 "여자" 라고 얘기하면 안된 아들낳아야해"
하며 얼굴 표정이 달라지시는 어머님...

임신전에도 아들을 낳을려면 고기을 먹으면 안된다며, 주의을 주시지만, 일주일에 한번정도 고기을 먹지않으면 밥먹은것 같지않은 나는
시댁에선 안먹어도 집에선 먹었다. 그에 비해 신랑은 고기볶음을해도
고기는 골라서 나주고 본인은 야채만 골라먹는 사람이다.

이시대에 아들이 뭐그리 중요한지. 시어머니 당신에 아들이 과연
얼마나 자기 자신에게 살가이 데하고 효도을 한다고...

가까이 살지만 며느리인 내가 가자고 끌지않으면, 가지도 않고
그런 아들이 가면 그저 있는거 없는거 다 끄집어 내어서 챙겨주시고
몸무게는 늘 일정한데 늘 까칠하고 살이 빠졌다며, 말씀을 하시면
갑자기 죄인이 된듯한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

첫아이가 딸이면 또 낳아야 한다는 어머님 말씀에 누군가 아침소변을
받아서 침전물이 생기면 아들이고,소변색이 투명하면 딸이란 말에
이른새벽 졸린눈을 비비며 투명컵에 소변을 받아 보면서 내가 지금
무슨짓을 하고 있는거지? 하며 피식 웃어도 보고 내심 가라앉는 물질
이 생기길 바라며 컵을 뚤어지게 쳐다보며, 몇개에 화학조미료 같은
하얀 조각들이 아들에 흔적이길 바라며 아들이면 정말 좋겠다...

병원에 가서 의사선생님께 슬며시 "아들 스트레스?た?힘이든다고"
했더니 웃으시면 "꼭 아들을 낳아야죠?" 하시는데 꼭 그말이 아들이에요 하는것 처럼 들리며 내심 좋아하는 내모습을 보면서 만약 아이가
딸이라면 태어나기도 전에 얼마나 부모에게 섭섭할까 하는맘에 미안도 하고...

요즘은 걱정과 아기에 대한 미안함으로 편두통에 시달린다.

아가야 미안하다. 그저 건강하고 참된 사람으로 내년 6월에 우리
만났으면 좋겠다. 많이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