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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46) 성탄절 아침의 전화 한통화


BY 남상순 2002-12-26

성탄절 이른 아침 괌에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사모님! 메리 크리스마스!"
"56년만에 무서운 태풍이 왔어요. 정전에다가 텐트치고 살아요"
"그리고 6월초에 **(딸)가 시카코에서 결혼해요"

거의 1년만의 전화입니다.
문득문득 보고싶은 사람입니다.

결혼한지 만17년 되었을 때 결혼전에 알던 여자와 바람이 난 남편을
간통죄로 고소 당할 위기에 놓이자 재산도피를 위해 서류상 이혼까지 하면서
만 4년을 남편이 돌아오리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기다려
마침내 가정을 회복하고 새롭게 건설한 가정입니다.

연속극같은 현실을 함께 울고 기도하며 지났으므로
더욱 애착이 가고 잊지를 못하는 가정입니다.
금가고 깨어진 가정을 새롭게 만든다는게 어찌 쉬운 일일까요?

어찌보면 남자는 할짓 다했습니다.
지금도 괘씸하기 짝이 없습니다.
재미대로 발길 닿는 대로 살아서 그는 여한이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여인은 가정을 지켜보겠다고
아이들에게 아빠없는 자식을 만들지 않겠다고
수많은 날들을 교회 기도실에서 밤새워 울며 기도하며
그 예쁜 눈에선 눈물 마를 사이가 없었습니다.

미인들이 소박을 맞는다는 것에 놀라울 뿐입니다.
옛부터 박색소박은 없다하더니
이 여인처럼 안팍이 예쁜 사람도 드물것입니다.

이제는 조촐하지만 자기 사업을 하면서 자녀들도 다 키웠고
아들만 병역을 필하고 데려가면 된다 싶었더니
딸이 시카고로 시집을 간다니 또 이산가족이 되었노라고 아쉬워 합니다.
딸이야 언젠가는 시집가니 헤어질 마음을 먹어두어야 하는 것이지만...

10가정중 4가정은 이혼한다는 요즘 세태속에서
이 가정처럼 100% 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바꿔 놓은
한 여인의 성탄 전화는 내게 평화의 메시지였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용서는 화평이며
평화를 만드는 힘이 믿음을 가진 여자에겐 잠재해 있노라는 평화의 메시지!

평화의 왕으로 오신 주님! 모든 가정들에게 평화를 주옵시고
무엇보다 먼저 내 마음에 평화를 주옵시고
온 세상에 하나님의 평화를 허락 하옵소서!
더 이상 미움의 강물에 몸을 담그지 않게 하시옵소서 !
더 이상 전쟁의 소문에 떨지 않게 하옵소서!

성탄절 아침 괌에서 온 전화 한통화!
그것은 바로 성탄의 메시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