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제가 아는 분이 모 싸이트에 올린 글 입니다.
님들 생각이 나서 퍼 왔습니다.
엄마?
엄마 맞지?
그래 엄마 맞어
포기김치에,겉절이에 속까지 그리고 엄마 좋아하던 쵸코렛 까지.
조목조목 싼 봉지가 엄마솜씨 맞어.
엄마!
내가 안가서 찾아 온 거구나 그지?
고마워 나, 엄마 사랑해. 나 이말 첨 한다?.
엄마가 그랬잖아
우리는 사랑한다는 말도 겉으로 잘 표현 못 한다고.
그러면서 내가 다섯살 땐가의 이야기를 자주 했잖아
홍역에 걸려 다른 얘들은 죽기까지 하는 그 고통을 당하면서도
울음한번 토하지 않고 이구석 저구석 방안을 뒹굴면서
그걸 이겨 내더라고
나도 알았지 겉으로 들어내지 않는 엄마 속을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땐가?
넌 도저히 못한다고 말리고
난 끝까지 한다고 고집피웠고. 서로 눈으로 말이야
그 일을 보란듯이 내가 해 냈을 때
우리 씨익 웃기만 했잖아
엄마 속으로는 좋았제?
나도 좋았어.
그게 우리형제 누구도 모른 엄마와 나의 끈 이었지. 알제?
주일마다 엄마집에 가면
난 엄마방에서 잤잖아 그때 찌찌 만진다고
에구 이놈아 징그럽다 하시며 나중엔 한쪽귀를 주고 날 재웠제?
그게 우리 사랑한다 소릴 안해도 사랑하는 끈 이었잖아
오늘 그런 엄마를 봤다.
그동안 엄마는 자기만 했어?
이렇게 오래 잘 줄 알았다면
나 그때 엄마 코를 잡고 자는건데 그랬다.
그랬으면 엄마는 푸-푸 하고 깼을거 아냐.
그래서 내가 엄마옆에 있는걸 보고는 또 자도 좋은데.........
안본지가 꽤 오래 됐다 그지?
미안해 엄마.
엄마한테만 가면 맨날 바람불고, 맨날 눈에 티들고 그래서....
이게 벌써 십년은 넘었나?
나 엄마 사랑하고 미안해.
근데, 엄마는 내한테 미안하지 않어?
아무 준비도 못하게 하고 그렇게 훌쩍 떠난게
너무했다고 생각안해?
엄마는 가는날을 미리부터 알고 있었잖아
기억나?
그날 밤 엄마가 한 말?
"가서 자거라 그래야 또 출근하지"
"퇴근후에 날 보러와라" 고 한 말 말이야.
그래 내가 뭐라데?
"그래 엄마, 나 내일 올라올께" 하고 갔잖아
마지막 말을 이렇게 주고 받았다는거
엄마는 야속하다고 생각 안해?
그걸 못참고, 그 내일을 못참고 혼자 떠난거 미안하지 않어?
난 다 들었어
나한테 조금이라도 걱정없게 한다고 그랬다는거.
그날아침 형님의 전화를 받고 잠시 멍 했어
대문열면 형님집 까지 이백미터도 안되는 길인데
그렇게 멀 수가 없었어
걷는건지 주져 앉은건지 구분이 안됐어
엄마는 가는날은 물론이고
가는 시간까지 알고 있으면서 나에게는
아무런 준비도 못하게 하고 간게 미안했제?
그래서 내가 갔을 때 내 손을 꼭 쥐면서도
아무말 안하고 간거 기억나?
그게 미안했었나?
그래서 김치를 꼭꼭 싸서 보낸거야?
김치하면 엄마도 기억나는게 있제?
나 매운거 못먹는다는걸 알면서 그래도 식구들을 위해
적당히 맵게 만들고선 나한테 그랬잖아
"야 이거 먹어 봐 하나도 안매워" 하면서
노란 배추속을 뜯어 속양념에 한번 쓱 문질러 주던,
나 그것 먹고는 하-하-하면서 마당 두어바퀴를 돌고
찬물 한바가지를 먹고는 또
아- 하면 이제는 조금이라도 덜 매우라고
손으로 한번 더 ?어 줬잖아.
그래도 또 내가 마당을 도는 모습을 보며
모두가 깔깔대며 웃었던 일 말이야.
나 오늘 엄마가 보낸 그 김치,
또 하-하 하면서 많이 먹었어.
참, 엄마!
나도 아직까지 엄마에게 미안한게 하나 있다?
엄마가 막내에게 주고 간 그 녹음테이프 있잖아
나 거기서 씨익 웃는 엄마모습 볼까봐,
아직까지 그걸 못듣고 있어.
가시기 이틀전에 녹음 한 거라며?
남들은 그걸 유언이라 하데?
난 유언이 뭔지 몰라
아버지도 안 그랬잖아?
막내가 그러는데 나에게 남긴 이야기가 젤 길다며?
그 이야기가 뭔데?
그때 못한 말? 한쪽끈을 일방적으로 논게 미안하단 말?
아니야,
나 오늘도 엄마가 보낸 김치 먹었잖아
그리고 매워서 하-하- 거리고
바람도 불고 눈에 티도 들고 했는데
그런데 내가 그 테이프를 왜 들어?
담에 들을께
작은오빠에게 한 이야기가 젤 길더라고 강조하던
막내 말이 무서워
그래서 더 듣기가 겁나.
걱정 하지마 내 담에 꼭 들을께
엄마와 이야기 할 수 없을때, 엄마 이야기가 안 들릴때
그때 들을께
아니 영원히 그 테이프를 안 들을 수있으면
더 좋겠지만................................
엄마! 추워진다.
엄마가 거기 가셨던 첫해 겨울 기억나?
내가 비닐로 모두 덮었다는거
왜그랬냐고?
엄마 추울까봐 그랬어
웃지만 말고 말해봐.
조금은 덜 추웠지?
오는겨울에도 그럴까?
엄마!
지금 나 여기 있어. 엄마도 있지?
그래야 우리 또 이야기 하지.
김치가 맛있다고,
그리고 우리 담엔 좀 덜맵게 담구자고..................
엄마!!!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