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1시쯤.....
샴푸와 비누,향좋은 바디샴푸.로션.....
보송보송한 속옷.....떼밀이 수건두개....머리두건 두개...
새콤한 귤10개.요구르트3개.배즙4개.찐고구마4개.공기떡 여러개....
그리고 상큼한 얼음 레모네이드 한병.....
바로 오늘 찜찔방에 가져갈 품목 입니다.
매주 토요일이나 금요일 정오를 조금 지나서 전 두아이들과 우리 어머님.또는 친정엄마와 함께 찜찔방에 갑니다.
예전엔 토.일요일은 매번 아이들을 데리고 교외로 놀러 나갔는데...요즘 10년된 저희 차가 자주 말썽을 부려 교외로 놀러가는게 힘들어 졌답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져 아이들 감기 걸릴까봐도 그렇지만...[이번에 감기에 된통 걸려 남편만 빼고 저와 아이들은 약기운에 살았습니다]
새 차를 신청했는데....많이 밀려서 여러달이 지나야 나온다고 합니다.
갑갑해 하는 아이들을 앞세워 찜찔방을 가니 아이들도 좋아하고...
전 물론 너무 좋아하지요......
따뜻한 물에 몸 담그고 눈감고 있으면 일주일의 피곤이 다 풀리는 것 같아요....
큰애는 혼자서 찬물과 따뜻한 물속을 번갈아 다니며 놀고 .....
두살배기 작은 애는 커다란 통에 물 받아 집에서 가져간 오리가족 둥둥 띄워주면 잘 가지고 놀고....
사실 집에서 부대끼는 것 보다 애들 보기가 훨씬 더 수월하고 편하답니다.
애들은 물장난을 아주 좋아하잖아요....
탕속에서 불린 몸을 밀면 떼도 쑥쑥 잘밀리고....
씻고 나서 어머님과 번갈아 애들 보면서 본격적인 찜찔방 드나들기가 시작됩니다.
전 너무 뜨거운 데는 사실 잘 못들어 갑니다.
살 빼기엔 땀이 많이 나는 데가 좋다며 저희 엄마나 어머님은 잘 들어 가는데...전 들어갔다가 얼굴만 붉힌체 금방 나옵니다.
제가 다니는 곳엔 단계별로 온도가 다른 방들이 있어서 이용하기가 좋습니다.
적당히 뜨거운곳.....시간은 모르지만 몇분누워 있다보면....
땀이 주르르 흐릅니다.
그때부터 속으로 백까지 세고 나옵니다.
얼마나 참을수 있을지 말이지요....
찜찔방에 갈때 가져가는 간식거리중 제가 좋아하는게 바로 ..
레모네이드 입니다....
다른 분들은 녹차.커피.홍차등 을 가져오시지만...
전 제가 만든 레모네이드을 가지고 갑니다.
저희 어머님은 배즙......
아이들은 레모네이드나 요구르트....[병을 장난감으로 이용함]
땀 흘리고 먹는 레모네이드의 새콤함과 시원함...
정말 짜릿하고 ....기분이 업그리에드 됩니다.
레모네이드를 가져가는 제게 남편은 저와 너무 안어울리는 음료라고 합니다.
저처럼 푸짐한 아줌마형 에겐 꿀물이 어울린다나요....
남편에게 코웃음 치며 한마디 합니다.
[당신은 보여지는 것만이 진실이 아니라는 걸 그렇게 몰라...
나랑 7년 이상 살아오면서...내가 어떤 감성을 지니고 있는지 그렇게 모르다니.....너무 가슴이 아프고 슬퍼....]
남편이 웃음을 날리며 대꾸 합니다.
[오버하지좀마.....난 가끔 당신보면....혼란이와....눈으로 보여지는건...그 흐트러진 몸매며....아무런 고민이 없어 보이는 낙천적인 성격....이 모든게 당신의 몸을 살찌우는 것 같은데....당신은 늘 나보고 눈으로만 보지 말고 마음으로 보라니....내가 너무 힘들어...윽]
정말 웃기지 않습니까...?
같이 산 세월이며 시간이 이만큼 흘렀으면....
이젠 눈으로 보지 말고 마음으로 봐야 한다는 제말이 틀립니까...
몸매 흐트러 트리며 살고 있는 제가 가끔 .....민망하기도 하지만...
인력으로 안되는 일인거 같아요...
자기 관리를 못하는 걸 보면....
의지가 약한 성격 탓이겠지요......
낙천적인 성격이라서 인가....
암튼....남편이 절 너무 아줌마[?]취급하면 때론 섭섭하고 화가 나기도 합니다.
세상사에 찌들어 고군분투하는.....사소한 일에 맘 졸이며 사는 그런 ...아줌마...[물론 아줌마에는 여러 뜻이 있습니다만.....]여기서 제가 말하는 아줌마란 보통 사람들의 눈에 비친 통속적인 아줌마 입니다.
그렇게 절 보는 남편에게 그때마다 ...심통을 부리지만...
남편이 매일 웃음으로 넘기니까....나만 손해 보는 것 같고...
그런 남편이 찜찔방에만 다녀오면 야릇한 눈으로 날 봅니다.
그땐 눈이 감겨지고 마음의 눈이 떠지는 건가...?
암튼....뽀송뽀송하고 윤이 반지르르한 ....빛이 흐르는 절 보며...남편은 돌아다니며 잠들길 싫어하는 아이들을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평소 않하던 책읽기도 하고 남자애들이라 레슬링 같이 몸으로 부딪치는 놀이를 좋아하는데.....몇분 그러고 놀면 둘다 지쳐 쓰러져 잠이 듭니다.
그걸 알고 노리는 거죠.....
뜨거운 밤을 위해서 노력하는 우리 남편.....
웃기죠.....이런 글을 올리려니 좀 쑥쓰럽군요.....
외로운 님들이 많은데......괜한 글이 아닌지....
암튼...
찜찔방 효과는 아주 크답니다.
건강해지고 비싼 화장품이나 마사지가 필요 없다고 느낄 만큼...
피부가 윤택해지고 탱탱해 집니다.
님들도 많이들 애용하시지요.....
우리나라 아줌마들 모임 아지트가 찜찔방 아닙니까....?
오늘 글이 너무 길지요.....
눈 아플때 레모레이드 드셔 보세요....
아주 맑아 집니다.
그냥 정수물에다가도 레모레이드을 띄워서 드셔 보세요....
그 맛도 퍽 괜찮습니다....
특히 여름엔....입맛이 돌아옵니다.
참고로 제가 만드는 레모네이드 만드는 법을 알려 드릴께요...
다른분들과 틀릴지 모르지만....저만의 레모네이드는 이렇습니다.
슈퍼에 가면 토니워터가 있습니다.
설탕으로 시럽을 만듭니다.
시럽한컵을 토니워터[시중에서 파는게 1리터]에 붓고 거기에 레몬 두개을 얇게 썰어 넣어 냉장고에서 이틀 정도 둡니다.
그리고 나서 먹으면....바로 레모네이드가 됩니다.
소다수 처럼 먹고 싶으시면 토니워터 대신 사이다를 썩으세요....
그럼 시럽을 만드는 귀찮음을 덜수 있거든요.....
제가 매번 차 얘기만 해서 물 먹는 하마라고 하는데...
정말 그렇게들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