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담배에 들어있는 유해성분 정보를 전부 다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29

나 잡아봐라~가 아이를 잡았다.


BY ggoltong 2001-07-13

서랍장을 들여놓고
집안을 말끔히 청소하고 사는
요며칠
거실이 전처럼 좁아보이지 않는다.

머리 나풀나풀 조막만한 울 둘째.
뭐가 좋은지 어제는 하루 왠종일
웃음을 입에 떼지 않고
간드러지게 웃고 다닌다.

그 모습이 이뻐서
막내아이와 둘째아이한테
재밌는 놀이를 하자고 했다.

엄마를 잡는 사람은
사탕하나씩을 주겠다고 말이다.

뭐 슬로우 모션으로 천천히 약만 올리고
뛰는 척 할 참이였는데
나 잡아봐라~세번도 못하기전에
둘째놈이 나를 욕심껏 잡으려다
앞으로 엎어졌다.

엉엉 울길래
바로 일으켜 세웠더니
입이 깨져서
피를 줄줄 흘리고 있다.

피에 과민한 나.
갑자기 정신이 없어져서
아이한테 휴지를 물리고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봤다

꽤나 넓직하게 찢어졌다.
둘째가 아파서 엉엉 우는데
막내아이도 따라서 울고 있다.
그 모습에 나도 속상해서
한바탕 울었다.

아이 입술은 팅팅 부어올랐고
피는 멎었다.
꿰매야 할정도로 찢어진것은 아닌것
같기에 아이를 업고
생고생을 하고 있는데
남편이 왔다.

우리 세 여자들
주접스러워진 얼굴을 보고
무슨 일을 예감했는지
어디 다쳤냐고 했다.

그리고 아이입술을 보더니
괜찮겠다~금방 낫겠어.
하고는 둘째아이를 안고는
살랑살랑 마음을 달래주고 있었다.

풍선껌마냥 부풀어진 아이의 입술.
미안해 죽을 지경이다.
철없는 엄마를 만나서
내 귀한 아이 하마터면 짜구날뻔했다.

어제 저녁 밥먹는데
애로사항이 많았던 둘째아이 입술을
보자니 미안함이 배로 는다...

다행히 오늘은 부기가 가라앉아
어제처럼 까르륵 웃어대고 잘 놀고 있는데
다짐 또 다짐한다.

절대 아이더러 나잡아봐라~하지 않겠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