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에 걸려서 갑갑하기 그지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아픈 것도 하루 이틀이지
가족들에게 나 자신에게
결코 유쾌한 시간이 될 수 없다
아줌마 닷컴이나 가끔 들러서 이얘기 저 얘기 읽다 보니
속상해 방에
자기는 몹시 아파서 집이 난장판일 때
무슨 동호회 사람이 사전 연락도 없이
집앞이라고 오겠다고 ...
막무가내를 부리다가
집앞에 과일이나 선물을 조금 놓고 간다는데
결국은 문을 열어주지 못하고 서로간에 ..입장만 곤란해진 이야기를
읽었다
그 이야기를 읽으며
혼자 슬그머니 웃음이 나온다 .
나도 아이들이 어릴때
관사에서 생활을 해 본적이 있는데
그 시절 공교롭게 놀이터에 나가 놀던 작은 녀석이
장난으로 던진 돌에 이마가 찢어져서
열바늘이나 꿰맨 적이 있다
관사라 함은 같은 직장에 다니는 ...
이른 바 보이지 않는 서열과 관심과 사랑과 참견이
넘치다 못해
사생활 침해를 운 운 할지경으로 정이 넘치는 곳이다
105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103호에서 부부싸움을 하고
305호에서는 이사를 새로 하고 ...
늘 ..관심을 끊으려 해도
저절로 입소문을 듣게 되는 ..
그것이 우리의 정서고 일상이라고 해도
때로 곤혹스럽지 아니할 수 없다
소문은 순식간에 퍼져서
이른바 우리 신랑을 아는 ..그 모든 가족들은
질새라 병문안을 오는데
나는 아침에 어린 녀석둘을 데리고 병원에 갔다가
볼 일도 못보고 집에 오고 ..
아울러 그 병문안 오는 사람들을 ..
일일이 상대하고
같은 말을 되풀이 해야하는데는 ...$#$%#
더러는 오자 마자 작은 종합 선물을 놓고는
기도를 하는 사람 부터
손을 잡고 위로 해주는 사람 사람들 ..
한편으로 생각하면 고맙고도 고마운 사람들이다
가족 같은 마음으로
우리 아이의 아픔과 나의 가슴을 더듬어 주시는
그 하루 하루 중에
병원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소위 직급이 높으신 사모님이
좌우로 ..그분을 좋아하는 몇몇 분들과 같이 우리집을
향해 오시고 있었다 ..
"@@ 엄마 어디 가는 거야 우리 지금 자기 집에 가는 중인데 .."
이렇게 황당할 수가
한참 저지레가 심한 나이일 뿐 더러
나도 그 병문안 오는 사람들에 지쳐
오뉴월 개도 안 걸린다는 감기에 걸리고
집안은 오방난장
결코 내 집으로 모시고 차를 마실 기분은 아니었다 ..
물론 그 분들은 양손에 작은 과일과 통조림을
들고 계셨고 ...
황망해진
나는 결코 내집에 그 분들을 들이지 못하겠다고 단호히 말했다 ..
물론 ...순간 악녀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곳이 어디 인가
관사가 아닌가
내집이 오방난장이고
내가 집을 엉망 진창으로 그 분들을 모신다면
내 남편의 얼굴은...
그 분들이야 물론 호의고 사랑이고 정이라지만
나와 같은 위치에 서 있고
허물 없는 친구도 아닌 그 분들을 내집으로 모신다는 건
나로서는 곤혹 그 자체였다 ..
결국 집으로 사람들을 들이지 못하고
그분들 중 한분이 자청해서
자기집으로 그 귀하신 사모님을 모시고 갔다
관사에서 손님을 문전박대한다
이건 대단한 일이고
더구나 아무리 집이 오방난장이어도
이른바 높으신 사모님을 집으로 들이지 않는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들 한다
물론 나는 알지도 못하고 인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
때론 사랑도 정도
상대를 배려하지 못할때
그것은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고
상대에게 아픔과 무게만을 가중 시킬 때가 있다는 것을 ...
독감에 걸려 있는데
큰언니가
전화로
"내가 너희집에 가려해도 ..너에게 독감 옮을까 두려워 못간다 .."
하고 반농담을 한다
오지 않는 게 날 도와주는 거고
나도 부담이 없다
독감이라도 옮게 되면 그야말로 대책이 없질 않은가
아울러 결혼을 해서
한 가계를 이루고 사는 순간부터
부모님은 물론 한가족 한형제들도 이미
우리에게 손님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
(나만 그런가 ..?)
내 좋은 시간에 방문하여
하하 호호 담소하고
따끈한 음식이라도도 내어줄 수 있을때 찾아주는 것이
고맙고 작은 배려의 하나라고 생각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