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주는 사랑 어둑어둑 어둠은 벌써 내려앉아 밤으로 달리고, 도심의 현란한 불빛들을 뒤로하며 퇴근을 하여 집안으로 들어서니 거실유리 가득 성애는 서려있고, 구수한 냄새로 나의 배고픔을 더 하게 하더니 무슨 일인지 궁금해하며 왕눈이 되었는데 반갑게도 추수를 마치신 시어머님께서 와 계신 게 아닌가?. "어? 어머님 오셨어요?" "오냐. 오늘도 고생하고 오냐?" "고생은요. 그런데 이게 무슨 냄새죠?" "그냥, 족발 두개 사서 삶고 있다" "어머님이 왜요? 제가 사야죠" "아무나 사면 어떻노?" "네.." "너네 아들이 저번에 뭐라 하는 줄 아냐? "뭐라고 해요?" "반찬 없다 투정하더니 내가 곰국만 있음 맛있게 먹겠네" 그렇게 말을 하던 게 생각이 나서 오는 길에 사 오셨다 하신다. 가을 내내 험한 산길 오가며 주워 모은 밤 농협에 갖다 내신 알토랑 같은 돈으로 당신 손자 좋아하는 것이 생각 나 무거운 걸 들고 오신 한없이 무한대로 주고 싶은 할머니의 손자 사랑. 아이들은 학교 갔다 오면서 빈집일 거라 생각하고 현관문 열쇠를 열고 들어섰다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할머니가 와 계시자 함성을 지르며 토끼처럼 깡충깡충 뛰었고, 따끈따끈한 붕어빵까지 사와 나눠주자 기분 좋아 어쩔 줄 몰라 하더라는 어머님의 말씀을 듣고는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순간. 빈 집 열쇠 열고 들어 와야하는 그 기분 생각하니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 감출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난 또 내 욕심만 부리는 어린양부리는 며느리가 되었다. "어머님! 이제 가지 마세요" "와?" "아이들 그렇게 좋아하고, 또 시골 일 다 했잖아요" "그래. 이젠 일은 없다" "지리산 똥 바람 불어와 춥잖아요. 그리고 혼자 있음 밥맛도 없고.." "알았다." "참. 어머님 백내장 수술도 날 받아서 해야 하고요" "그래, 그래. 그러자" "네. 어머님.." 어제는 봉사놀이를 한다며 녀석 둘이서 할머니 손을 끌고 가서 놀다가 끄떡끄떡 불안하던 침대를 완전히 내려 앉혀 놓았다. 오늘 아침에는 알람시계의 고장으로 식구대로 늦잠을 자버렸다. 후다닥 놀란 토끼눈으로 일어나 겨우 출근 준비를 하고 아침도 먹지 않고 뛰어 나가는데 "어머님! 다녀 오겠습니다. 아이들 밥 좀 부탁 드려요" "그래. 잠시. 잠시만"하시더니 당신 며느리 씻을 동안 밤새 삶아 온 곰국을 미지근하게 데워 현관 앞까지 가져오시며 "아무리 그래도 아침을 굶고 가면 우짜노? 이거 마시고 가거라" "네. 어머님" 꿀꺽 꿀꺽 들이키고 세상 속으로 나서니 따스한 곰국보다 시어머님의 사랑을 마셨기 때문인지 쌩쌩 불어오는 찬바람도 시원한 산들바람으로 느껴졌다. 몸이 안 좋아 일은 많이 하시지 않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크고 넓은 사랑 주는 것만으로도 난 어머님이 너무너무 좋다. 힘겹게 살아오신 훈장처럼 이마에 깊은 주름 많이 있지만, 항상 웃으시는 인자한 인상이 좋고, 어머님 어떻게 할까요? 하면, 내가 뭘 아노? 너희들끼리 의논해서 처리해라 하시고, 늘 형제간의 우애 있어라 이르시는 친정 엄마 같은 시어머님이 난 좋다. 잘해 드려야지 하면서 마음뿐이니 죄송한 마음 가눌 수 없고, 76세의 나이에 비해 많이 늙어 보이시지만, 늘 내 곁에서 아니 우리 아이들 곁에서 건강하고 오래오래 사셨으면 하는 나의 기원 드려 보는 하루. 며느리 생일상 차려주시는 우리 시어머님 너무 좋죠? 오늘도 철없는 며느리 되었답니다. 한없이 주기만 하는 내리사랑 받으며.... - 흐르는 곡 ★Endless Love★ Diana Ross(With Lionel Richie) - ===chrick!~~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