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김장을 마쳤습니다.
왠지 모를 뿌듯함과 안하던 몸놀림으로 인한 몸살로
어제 종일 누워 있었습니다.
시집와서 임신했다는 이유로, 또 애가 어리다는 이유로,
김장때마다 열외였는데 작년부터 조금씩 거들기 시작해서
올해는 제법 무, 파, 등 씻고 다듬는 일부터 버무리는 일까지
그래도 조금은 손을 덜어 드릴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보통은 며느리가 시어머니 김장을 담가 드려야 옳지만
제가 일을 잘 못하는 관계로 저희 집은 바뀌었습니다.
매번 김치를 담가 저희집에 넣어 주십니다.
어머니가 며느리이실 적에 시어머니께 김치 해 드리고
이제 시어머니가 되셔서 며느리 김치 해 주시는 어머니를 뵈면
정말 죄송스럽습니다.
몇번 간단한 김치를 책 보고 담가보았다가
그 끔찍한 김치를 버릴 수도 없고 먹을 수도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김치만큼 어려운 음식도 없는 거 같습니다.
김장 조금 했다고 몸살이 나긴 했지만
마음 한 편이 뿌듯합니다.
저도 한사람의 몫을 했으니까요.
올 김장은 더 맛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