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겨울이 다가오면 유자를 채썰어 설탕에 재워 차를 만들고 생강또한 다듬어 가늘게 채를 썰어 설탕에 재워 나 나름대로 찬바람에 대한 준비를 하고 혼자 흐뭇해 하곤 했었다. 며칠전 초등학교에 다니는 큰애가 갑자기 "엄마 유자차 안 만들어요?" 하고 나를 쳐다 본다. 큰애 나름대로 이상하였나 보다. 엄마가 여름을 나기 위해서는 매실차를 만들고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유자차와 생강차를 거의 해년마다 만든것이 큰애에게는 어렴풋이 생활이 되었나 보다. 오후라기보다는 저녁시간에 마트에 들렸더니 가을부터 초겨울까지 내고민에 쌓여있는 동안에 유자는 시기가 지나 쪼글쪼글한 것 밖에 없어 차를 담기에는 마음에 들지 않아 고흥산유자로 차를 만들어놓은 것을 하나 사면서 몇번이나 들었다 놓았다. 내마음에 양이 차지 않는다. 생강코너로 가서 생강을 만원어치 샀더니 양이 쾌 많다. 저녁밥과 국이 끓을 동안 생강을 씻어 다듬어 놓고 설거지를 끝내고 차분히 신문지를 깔고 부엌바닥에 도마를 놓고 일부로 가늘게 채를 썰었다. 채를 써는 동안 손목이 시큰하였지만 큰 양푼에 채를 썬 생강과 설탕을 넣고 버무려 병에 가득담아 놓니 갑자기 올겨울이 춥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생강의 독특한 냄새와 매운맛이 이상하게 나의 마음을 가라앉히며 편안하게 해준다. 아파트 베란다 한쪽끝에 항상 겨울이 오면 과수원을 하시는 친정아버님이 잘익어 단맛이 들은 늦가을 배에다 도라지와 생강을 넣고 즙을 내어 팩으로 올려 보내신 배즙항아리 옆에 오늘 밤에 만든 생강차병을 가져다 놓으니 그나마 서늘하고 가라앉은 마음이 따스함으로 물들어온다. 내의지와 상관없이 시간은 흘러 계절은 오고 간다. 가끔은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내버려둘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안다. 지금은 .. 내인생에 있어 지금이 그럴때인가 보다 그냥 물흐르는 순리에 내 행보를 맞추어 놓고 생활의 중심만 잡을 시기인가 보다. ***** 저를 위로해 주시며 답글주신 고마운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