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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뇌진탕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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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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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사랑하는 내 아들


BY my꽃뜨락 2001-07-02


컴 앞에 앉아 이리저리 글 ?아 읽고 있는데 갑자기
투드드득~~~소리가 들리지 않겠어요? 벌레들이 단체
로 난리를 치는가싶어 천장을 봤지만 불빛에 어린 천
장은 말짱하고, 나는 베란다 창문을 열어제꼈습니다.

굵은 소나기가 툭툭 소리를 내며 시원스레 밤빛을 가
르는데, 조금 전 아들 학교 데려다 주는 차안에서 아
들이 소근거리던 말이 생각나서 웃음이 나겠지요?

엄마, 혼자 돌아가실 때 천천히 운전하세요. 뒤에 차
가 따라와도 속력내지 말고 50킬로 밑으로 하세요.그
리고 엄마 집에 도착하셔 한잠 주무시고 2시간 뒤쯤
소나기가 한바탕 쏟아졌으면 좋겠네...아들 바램대로
쏟아지는 소나기가 그리 반가울 수가 없군요.

학교 춤동아리 회원들과 원정공연을 갔다 온 탓에 집
에 못올줄 알았더니 기어이 터미널에서 혼자만 집으로
튀어 왔더군요. 다른 친구들은 학교 기숙사로 들어 갔
지만 엄마 보고 싶어서 저혼자 왔다고, 맛있는 거 사달
라 해서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 사먹이고, 계란찜, 김,
오징어젓갈에 밥 두공기 해치우고...

컴앞에 앉아 신나게 휘젓고 나더니 엄마 나 학교에 데
려다 주세요. 해서 밤길을 나섰던 것입니다. 야간운전
은 약간 피곤하지만 아들 옆에 태우고 일주일간 일어
났던 이야기 듣는 재미가 보통은 아니라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길을 나섰습니다.

학교로 바로 갈 걸, 괜히 집에 왔네. 혼잣소리로 중얼
거리는 아들에게 왜냐고 물었더니, 엄마 밤운전 힘드
시잖아요. 살가운 목소리로 걱정을 합니다. 이구, 기
특한 내 새끼! 괜찮아. 아들과 드리이브하며 이런 저
런 이야기하는 것 얼마나 좋은데...했더니 씩 웃으며
저도 기분 좋은 표정입디다.

잘 생긴 우리 아들, 여자친구는 생겼니? 아니요. 너무
잘 생겨서 여자애들이 감히 옆에 못와요. 얼씨구? 이
놈이 왕자병 중증이네...혹시 우리 아들, 매너가 시원
찮아 인기 없는 것 아냐? 엄마는, 엄마 아들 인기 캡이
에요. 그럼 그럼, 누구 아들인데...실없는 모자 헛소리
삥삥하는 재미도 여간아닙니다.

고슴도치도 지 새끼는 이쁘다고...엄마 걱정 늘어지는
아들 마음씀이 너무 행복하고, 아들과 속엣말 나누는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아들 내려주고 돌아오는 길,
벌써부터 다음 주말이 기다려지는 마음이니, 철없기는
그 에미에 그 아들이지요? 힛힛

꽃뜨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