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어나더+ 아이함께 시범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25

중국항주이야기(46) 올해 겨울도 따뜻한 아랫목을 그리워하면서


BY huekim 2002-11-11

외출하여 집에 돌아와도 집안이 썰렁하니 추우니, 항주의 겨울은 고국에서의 겨울을 더 생각나게 한다. 따뜻한 구둘 목과 길거리 포장마차의 오뎅 국물, 군고구마, 붕어빵을 함께 먹었던 친구들 등등.
일기 예보를 보면 겨울에도 중국에는 홍콩, 광동, 복건, 상해 등 남부 지방은 겨울에도 대부분 영상의 기온을 유지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항주도 남부 지방에 속하니 영하로 내려 가는 겨울 날씨는 드문 편이다. 그러니 상식적으로 생각하기에 항주는 영상의 온도이니 겨울도 춥지 않고 따뜻한 겨울을 보내리라 생각될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항주의 겨울이 얼마나 뼈가 시릴 정도로 추운지를 항주 사람들과 항주에서 살아본 사람들은 알고 있다. 그러니 중국 북방 사람들은 겨울에 남쪽으로 내려 오기를 무척 꺼리는 편이다. 오히려 세계 얼음축제가 열리는 추위로 유명한 도시인 “하얼빈”에는 실내 난방장치가 잘 되어 있다.
중국에서는 북방 쪽에서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다. 반면에 중국의 남부 지방은 여러 가지 지역적인 특성과 정부의 정책 등으로 집안이나 집밖에서나 허리를 펴지 못하고 옹크리면서 겨울을 보낸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항주는, 첫째는 자연환경의 요인과 기후의 영향으로 비가 자주 내리고 주변 환경이 西湖라는 큰 호수가 있다 보니 습도가 상당히 높아서 사실상 느끼는 체감온도는 영하의 날씨이다. 둘째는 중국 정부에서 양자강 이남으로는 난방장치를 할 수 없게 한 법적인 조치로 건물을 지을 때에 건물 안에 난방시설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호텔 등 규모가 큰 서비스 업종에는 예외로 중앙집중식의 난방시설의 설치가 허용되지만 주택의 경우에는 난방시설이 없다. 그러다보니 일반 가정에서는 개별적으로 에어컨이나 전기 라디에이터 등으로 난방을 하고 있다.
항주 사람들은 겨울에 난방이 되지 않는 실내 생활에 습관이 되었지만 우리 같은 외부 사람들을 항주에서 겨울나기는 수행의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4년째 항주에 살고 있지만 뜨뜻한 아랫목이 그리운 어쩔 수 없는 한국 사람이다.
우리 집 겨울 집안에서 옷차림은 오리털 파카와 바지를 입고 지낸다. 집안이 집밖보다 더 추운 경우도 있으니 한겨울의 실외 옷차림이다. 전기 라디에이터나 에어컨을 하루 종일 가동할 수도 없고, 머리도 아프고 하니 잠깐 잠깐 가동하고 덜덜 떨면서 항주에서 겨울나기를 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 식구들은 에어컨을 여름이고 겨울이고 별로 가동시키지 않는 편이다. 전기 라디에이터 위주로 난방을 하고 있으니, 겨울에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자판을 조금만 두드리고 나면 손가락이 시리고 아파서 손을 쬐어 부드럽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중국 사람들은 겨울에 잠자리에 들 때 옷차림에도 경제적인 능력에 따라서 차이가 난다. 경제적인 여유가 되는 사람들은 에어컨이나 전기 라디에이터로 난방을 하고 다시 침대에 전기장판을 깔아서 보온을 하여 따뜻하게 실내를 덥히니 가볍게 잠옷 입고 잠자리에 든다. 반면에 저 소득자들이나 빈민층의 중국 사람들은 집안도 밖과 마찬가지로 추우니 잠자리에서도 잠옷만 입고 자는 것은 생각도 할 수없으며, 냉방에서 두텁게 많이 껴입고서 각자의 체온으로 데워가면서 자는 수밖에 없다.
올해는 우리집에도 침대 주위로 중국 사람들처럼 커튼을 달 생각이다, 코가 시려서 이불을 덥지 않아도 되게.